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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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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의 궁극 목표는 ‘행복한 삶’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행복은 과연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들은 저마다 다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부, 명예, 건강, 쾌락, 권력 등을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해 왔다. 이런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들이 때로는 행복의 필요조건도 되고 충분조건이 되기도 하지만, 단순히 이런 것들이 갖춰지기만 하면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며, 또  이런 것들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보면 행복의 조건이란 정말 까다롭기도 하고 변덕스럽기도 하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고유의 능력이 탁월하게 발휘되는 활동성으로 이해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세가지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데, 대중들은 동물적인 본성에 충실하여 쾌락적인 삶을 살고, 교양있고 능동적인 사람들은 명예를 추구하여 정치적인 삶을 살게 되는데,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삶은 자족적이며 관조적인 삶이라고 했다. 즉, 행복한 사람은 잠깐 동안이 아니라 생애 전체를 통해 온전한 덕과 이성에 따라 활동하고, 또 그 이성을 가꾸고 성숙하게 하여 최선의 정신상태를 가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본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개념으로 공자가 말하는 군자(君子)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버트란드 러셀은 그의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행복은 무르익은 과일처럼 복된 환경에 의해 입속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행복한 인간이 되려면 ‘불행의 원인’과 과감히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전제하에 그는 행복의 요소로 건강과 열의, 애정, 일, 비개인적인 흥미, 생활을 위한 노력, 결과를 받아들이는 체념 등을 꼽았다. 또 그는 행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분명한 것과 가상적인 것, 동물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그리고 감정적인 것과 이지적인 것이 그것이다. 전자는 모든 인간들에게 열려 있는 행복이고, 후자는 책을 읽고 사색하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는 행복이라고 했다.


 염세주의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행복은 아름다운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숲과 같다. 이 숲을 멀리서 보면 놀라울 만큼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거나 그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전의 아름다움은 어느덧 사라지고, 아까의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나무들 사이에 멍하니 서 있게 된다. 우리들이 다른 사람의 명예나 재산, 행복을 부러워하는 것도 그와 마찬가지이다.”라고 하여,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이웃집 잔디가 항상 더 푸르게 보이는’ 인간심리를 잘 지적해 주고 있다.  


 이처럼 철학자들이 말하는 행복은 말 그대로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이어서 나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다소 뜬 구름 잡는 얘기같이 들리고, 얼른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면이 있다.


 보통사람들은 대부분 돈, 건강, 권력, 명예 등을 행복의 조건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과연 돈이 행복의 잣대가 될 수 있을까?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이 40개국에서 최소 1000명이상을 상대로 조사한 결괴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생산이 8,000달러를 넘으면 돈과 생활만족도와의 상관관계가 없어지는 걸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은 가진 재화의 절대량보다는 주위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 빈곤감’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영국 ‘신경제학재단’이 삶의 만족도, 평균수명, 환경적 조건 등을 바탕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세계 178개국 ‘행복지수’를 보면, 행복은 소득수준과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걸 잘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행복지수 1위 국가는 우리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뉴질랜드 옆에 위치한 섬나라 ‘바누아투’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베트남, 부탄, 스리랑카가 상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세계 102위, 아시아 24개국 중 21위를 차지한 걸 보면 경제적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건강이다. 보통사람들은 한 평생을 건강하게 사는 것이 부와 명예보다도 더 중요한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라고들 흔히 말한다. 그런데, 연구에 의하면 객관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 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얼마나 건강하다고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중병을 오래 앓을 경우 생활만족도가 당연히 감소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하며, 중병자체보다는 병에 걸렸다는 생각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이라고 한다.


 학자들에 의하면, 우리가 흔히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하는 돈, 건강, 결혼, 사회생활, 나이, 교육, 인종, 성, 종교 등이 바뀌어도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고작 8-15%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짓는가? 이에 대한 대답으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꼽고 있다. 즉, 행복은 외부적인 조건들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올림픽경기에서 일반적으로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만족하고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은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조금만 더 잘 했으면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을 더 크게 느끼지만, 동메달을 딴 선수는 드디어 메달권에 들었다는 안도감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 동메달리스트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행복지수는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지금 가진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불행한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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