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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가라앉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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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가라앉는 섬 

 

 

 

 

언젠가 가라앉아 섬이라면

나도 섬이다

바다 넓어도 떠날 수 없고

주어진 자리에서 기다린다

너를 기다리기 보다 가라앉을 날

 

 

무심하게 가슴 두들기는 파도

가슴을 채우려는 물결에 밀려도

너의 이름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

갈수록 추워져 빙하기가 온다면

모든 물이 얼고 우리 한 몸 될까?

 

 

섬 사이에 소리치는 파도

물거품보다 많이 부른 이름

우리 나누었던 수많은 말들

파도 보다 먼저 부서져 흩어지고

 

 

우리 사이에 바다가 없었다면

파도처럼 부서지는 말이 없었다면

물 속에 감추어졌던 발 밑을 보고

너와 내가 한 몸이라는 것 보았을지도

 

 

섬은 바다로 뻗어 나온 땅의 한 조각

헤어져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보았다

우리는 한 몸이다.

만날 날 없었고 헤어진 날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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