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kang39
캐나다 加人 강신봉
전 캐나다한인총연합회장, 전 토론토한인회장, 요크한국인학교 설립교장, 김치캐나다사장, 전 스코필드박사동상건립위원장,전 무궁화사랑모임창립회장, 토론토흥사단창립지부장, 대한민국국민훈장목련장, 역사문화원장

캐나다 문협회원.현 GTA한카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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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의 역사 500년(35)-5.16 군사혁명(1)
samkang39

 

 

 

 인간에게는 별로 달갑지 못한 속성이 있다. 요즈음의 속된 말로 ‘내로남불’이란 말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라고 하는 말이 아마 상당히 그럴듯한 표현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써놓은 많은 책들을 분류해 보니,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꽤 오래 전에 수구꼴통이라고 하는 세대들이 쓴 책과, 수구꼴통의 세대를 무슨 숙적이나 되는 듯이 쳐다보는 젊은 학자들이 쓴 현대사가 많이 다르다. 나이든 사람들은 경험에 의해서 썼고, 젊은이들은 남의 이야기를 썼다.


 뭔가 새로운 시각에서 평가를 해야 자기의 연구결과가 가치가 있다는 듯이, 사실을 비꼬아서, 선인들이 피땀으로 엮어 놓은 사랑의 업적을 불륜으로 만들어 놓은 책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승만은 독재자며 나쁜 정치가이고, 김구 선생은 착하고 훌륭했던 정치가다. 4.19학생혁명은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좋은 혁명이었는데, 5.16군사혁명으로 인하여 민주주의가 먹칠을 당했다.” 


이렇게 역사를 단정해 놓고 스토리를 제멋대로 써놓은 책이 많고, 컴퓨터의 기록도 엉터리가 많다. 일례를 들어 본다. 컴퓨터에 ‘5.16 혁명공약’을 검색하니 위키백과에 ‘한국 현대사의 사료 모음’이라는 제목하에 빨간 글씨로 ‘전두환 정권의 혁명 공약’이라고 써 놓았다. 열어 보니 박정희의 5.16 혁명공약 내용이 들어있는 것이다. 


전두환 정부가 그러한 혁명공약을 발표한 적도 없는데 왜 그렇게 터무니 없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을 적당히 아무렇게나 입력시켜 놓은 것이다. 역사의 기록을 그렇게 엉터리로 써 넣으니까 6.25의 남침도 북침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인터넷 백과사전이 이 모양이니 요즈음 정보를 얼마나 믿어야 하나? 참으로 한심스럽다. 이러한 역사의 착오가 요즈음 진보파의 지식인이라는 젊은 사람들에 의하여 함부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4.19혁명은 민주주의의 좋은 혁명이었는데 5.16군사 정권이 민주주의를 말아먹어 버렸다. 그래서 박정희는 나쁜 독재자였다. 민주주의 이론이면 춥고 떨리고 배고프던 것이 다 저절로 해결되는 줄로 아는 광신자들의 글이다. 등 따시고 배부르게 살아온 세대들이 자유방종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인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자기 기분 대로 역사를 써놓는다. 


인간에게 있어서, 민주주의이건 공산주의이건 그런 사상이나 이론은 먹고 입고 춥지 않은 기본요건이 다 해결되고 나서야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 우선인지조차 모르는 지식인들이 문제인 것이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요건을 갖추지 못한 여건하에서는 어떠한 이념도 옳게 적용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지상에 230여 개의 국가가 있지만 그래도 민주주의를 한다는 나라는 50여 개 국가도 안 된다. 


민주주의는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나 실현이 가능한 사치스러운 정치이념이다. 이 지상에 춥고 헐벗은 나라에서 민주주의 하는 곳이 있는가? 우리나라가 춥고 배고프던 시절의 역사를, 오늘날 살이 너무 쪄서 걱정인 현대사에 대입시켜 판단을 하니 올바른 평가가 나올 수 있겠는가? 


책을 딸딸 외워 가지고 민주주의 못하던 시절의 민주주의를 떠들고, 또 그런 책을 참고하여 다른 책을 쓰고… 그런 색안경으로 쓴 책들이 책방의 선반 위에 널려있으니 한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젊은 지성인들이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흐리게 하는 행위인데, 아무도 이를 바로잡고 막아보려는 이가 없는 것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니까 늙은 세대와 젊은 세대들이 같은 역사를 썼는데, 그 내용이나 평가가 아주 다르다는 말이다. 수구꼴통 세대들은 그 시대를 살아오며 스스로가 겪은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니까 그 시대의 자서전 같은 글들이기에 그래도 진실성이 있고 ‘사랑’의 냄새가 나는 책들이다.


 나 자신도 왜정 36년을 맛보고, 해방의 환희를 겪었으며, 6.25 비극의 흉터가 내 몸뚱이에 아직도 새겨져있다. 우리 세대는 4.19학생혁명을 한 세대였기에 그 데모를 한 것이 대한민국 역사에 엄청난 일을 한 것으로 자부를 느끼기도 하였다. 그런데 5.16이 나서 우리의 업적을 뭉개버렸으니 내 마음속에 5.16이 별로 탐탁지 않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 때에 나는 박정희가 꽤 미워 보였다. 


그러한 마음속에 앙금을 안고 나는 29세의 젊은 나이에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한국에서 29년, 외국에서 50년을 살았다. 그 동안 이 넓은 세계를 보고, 내 조국을 쳐다보는 눈이 많이 변화하였다. 한 마디로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우물 밖의 개구리가 된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 조국은 나에게 어떠한 존재인가?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나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였다. 나 스스로의 존재와 세계 속에서의 상관관계를 찾아보려는 잠재노력이 긴 세월을 통해서 내 몸속에 작은 철학으로 배어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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