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kang39
캐나다 加人 강신봉
전 캐나다한인총연합회장, 전 토론토한인회장, 요크한국인학교 설립교장, 김치캐나다사장, 전 스코필드박사동상건립위원장,전 무궁화사랑모임창립회장, 토론토흥사단창립지부장, 대한민국국민훈장목련장, 역사문화원장

캐나다 문협회원.현 GTA한카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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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해설(28)-화공법(火攻法)
samkang39

 
 
  

 손자병법 열 두번째 편이다. 고대사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은 대량살상 무기다. 오늘날 화약으로 제조된 각종 무기와 원자탄, 수소탄 모두 수 천년 동안 개발한 불의 무기인 것이다. 


화공편에서는 이를 5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불로 사람을 태우고, 둘째는 군량미를 태우고, 셋째는 모든 차량을 태우고, 넷째는 무기고를 태운다. 그리고 다섯째로 부대 전체를 태우면 전쟁은 끝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태우려면 반드시 세 가지 조건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 하나는 불을 낼 수 있는 장비가 있어야 하고, 그 둘은 계절과 날씨가 적절해야 하며, 그 셋은 바람이 부는 방향을 잘 맞추어야 한다. 


그러한 화공법의 원칙은 서있지만 이 화공법은 항시 시의적절하게 요령을 잘 부려야 한다. 적진에서 불이 나면 얼른 공격을 감행해야 하지만, 불이 났는데도 적진이 조용하면 공격을 하지 말고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불이 곧 꺼질 것 같으면 공격을 중지해야 한다. 


 고려 말, 어지러운 세상을 틈타서 조선을 침략한 왜구들은 단순한 해적 떼가 아니었다. 이성계가 왜구들을 섬멸하고 올려 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말 1,600필을 노회하였다”라는 대목이 있다. 이렇게 많은 말은 정규군이 보유하기도 어려운 대단한 숫자인 것이다. 


이성계의 토벌군이 출동을 했을 때에 아지발도(阿只拔都)가 이끄는 왜구들은 황산의 꼭대기를 점령해 목책을 설치하고 있었다. 3면이 절벽이라 출입구 쪽을 목책으로 막고 나니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였다. 하지만 성벽이 아닌 목책으로 요새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들의 약점이었다. 


이성계 군대는 이 약점을 놓치지 않고 왜구의 진영을 향해서 불화살을 쏘아댔다. 목책에 불이 붙으며 왜구의 진영으로 불이 번져가니 왜구들은 한 쪽으로 쏟아져 나오려고 했지만 이들은 이성계군의 빗발 같은 화살에 몰살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싸움이 끝난 뒤에 황산의 냇물은 피로 붉게 물들었다고 적혀있다. 


불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살상과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만, 불로 야기되는 심리적인 동요가 더욱 치명적이다. 식량창고를 다 불태워 버리면 적군의 식량을 다 없앤다는 효과도 있지만, 그로 인한 적군의 전투의지마저 불태워버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특히 적진에 잠입을 하여 불을 지르는 전법은 아주 대단한 효과를 본다. 적군을 몇 명 죽인다는 것보다 더 큰 효과는 그 불을 쳐다보고 적군들이 혼비백산하는 것이다. 허겁지겁 그 불을 끄려는 사이에 적군은 정신을 다 잃기 때문에 외부의 침입에는 정신을 쓸 여유가 없어진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 황해도 연안성(延安城)은 이순신이 지키는 전라도와 선조가 피란을 가있는 의주를 바닷길로 이어주는 길목이었다. 이곳은 연안부사를 지낸 이정암(李廷?)이 지키고 있었다. 이미 벼슬에서 물러난 몸이었지만 이정암은 피난 가는 백성들을 설득해서 항전에 나섰다. 


왜군들은 우월한 병력으로 파상공세를 쏟아 붓다가 나중에 화공(火攻)으로 전법을 바꾸었다. 성안으로 불화살이 쏟아지자 집들은 순식간에 타버렸고 백성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패색이 짙어진 그 순간,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반대로 바꾸어지며, 성안에 있던 불똥이 왜군의 진영으로 날아갔다. 


왜군의 진영 여기저기에서 불꽃이 솟아 오르니 전세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화공전에 실패한 왜군은 전의를 잃고 퇴각하였다. 목숨을 걸고 연안성을 지켜낸 이정암은 대단히 간결하고 겸손한 장계를 조정에 보냈다. “왜적이 28일간 성을 포위했다가 2일 포위를 풀고 돌아갔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잠시 손자병법이 제시하는 화공법의 철학을 좀 더 면밀히 씹어 보아야 한다. <손자병법>이 다른 병서와 다른 점은 “적과의 공존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언어를 쓰고 같은 조상을 가진 민족끼리 하는 전쟁을 무대로 하여 쓴 책이기 때문에, 서로 완전 살상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공존론을 전제로 하는 전쟁론이 바로 <손자병법>이다.


그래서 이 병법에서 적은 ‘씨를 말려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끌어 안아야’하는 존재인 것이다. 미운 것은 적군을 통치하는 적군의 통수권자이지, 일반 병사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손자의 철학은 적군의 전력이 온전한 그대로의 승리를 탐한다. 그래서 싸우지 않고 이기기를 강조한다. 화공은 적을 완전히 소멸시키려는 전법이다. 이러한 까닭에 화공전법은 적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부분사용이 효과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적의 전력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고수의 시각에서 보면 가급적 피해야 하는 전술이 화공법이다. 적국의 백성을 다 죽이고 나서 점령을 한다 한들 과연 얻을 것이 무엇인가?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이런 데서 나타난다. 이 세상이 영원히 자기의 것이 될 것 같은가? 그 넓은 중국을 통일하고 영원히 살 듯이 기를 쓰던 진시황도 결국은 죽었다. 김일성, 김정일이도 죽었다. 그리고 김정은이도 죽는다. 어쩌면 제 명에 죽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 한민족(韓民族)은 남북이 갈라져서 70년간 서로 치열한 대치를 하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의 태도다. 한 방에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어 전멸시키겠다는 그 핵폭탄, 그리고 세계의 연합기구인 UN이나 미국 같은 강대국을 상대로 하는, 고차원적인 미사일 전쟁은 실로 우리 민족의 미래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힘 : 힘>으로 적을 쳐부수고 북한이 이기겠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을 해도 부조리이고 불합리라고 생각되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러한 무리수를 고집하는가? 자기의 분수를 모르는 아집은 결국 자기 파괴로 이어질 것이다.


쥐가 고양이를 물어야 할 때는 죽기냐 살기냐의 최후 수단이다.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어 놓고 지금 최후 수단에 도달할 만큼 긴박한 시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국에 핵폭탄을 날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협박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상황은 <남한 : 북한>의 대결이 아니라 <북한 : 미국>이라는 상황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극도로 발전한 화공법은 이제 <핵폭탄 : 핵폭탄>으로 비약하였고, <미사일 : 미사일>로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싸움이 벌어진다고 하여도 한 쪽은 이기고 다른 한 쪽은 진다는 결론에 앞서 양쪽이 다 망한다는 것이 오늘날의 화공 전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핵무기는 만들어 놓았지만 사용이 거의 불가한 무기인 것이다.


인류 역사상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것은 딱 2방이었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그리고 8월 9일에는 나가사끼에 미국의 B-29가 원자탄을 투하해서 일본을 항복시킨 것이 전부였다. 그 때에 그 두 방으로 약 20만 명이 직사하였고, 이후 원자병으로 고생을 하다가 죽은 사람 수는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지금 북한이 만들고 있다는 핵폭탄은 그것의 5배 이상 강력한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한방이면 서울 인구의 1/3이 죽거나 원자병 환자가 될 것이라고 추측한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원자탄이 평양에 투하된다면 한 방으로 끝이 날 것이라고 예상을 한다. 


우리는 지금 알게 모르게 그렇게 무서운 무기로 대치하면서, 우리의 떼죽음이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알지도 못하면서, 인간이 만드는 무한의 공포 속에서, 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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