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kang39
캐나다 加人 강신봉
전 캐나다한인총연합회장, 전 토론토한인회장, 요크한국인학교 설립교장, 김치캐나다사장, 전 스코필드박사동상건립위원장,전 무궁화사랑모임창립회장, 토론토흥사단창립지부장, 대한민국국민훈장목련장, 역사문화원장

캐나다 문협회원.현 GTA한카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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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종류의 땅(九地)
samkang39

 

손자병법에서는 전투를 하는 땅의 지형, 위치, 거리, 지세 등등 전투조건의 유리함과 불리함에 따라 아홉 가지 종류로 나누어 분석을 했다. 산지(散地), 경지(輕지), 쟁지(爭地), 교지(交地), 구지(衢地), 중지(重地), 비지(?地), 위지(圍地), 사지(死地)의 해설이 구지편(九地篇)이다.


(1)산지 - 散地는 자기 나라의 땅이다. 자기 나라의 땅은 익숙하기 때문에 싸움에 유리할 것 같지만, 그 점이 패착(敗着)의 원인이 된다. 유리하다는 자만심이 자칫 실수를 유발하게 되고, 가까이 있는 가족이나 친척 등이 눈에 밟히는 일이 많다. 자기 영토 안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피해를 보는 것 모두가 자기 몫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로 산지에서는 싸울 곳이 못 된다. 행여 싸움이 일어난다면 무엇보다도 흐트러지기 쉬운 마음을 꽉 잡아야 한다. 김유신 장군이 백제와 싸움을 마치고 고향으로 개선하던 중, 또 다시 백제군이 침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선덕여왕은 이번에도 김유신에게 출동을 명했다. 


집 앞에 다 들어왔는데 그러한 명령을 받고 김유신은 돌아보지도 않고 곧바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행군의 방향을 돌렸다. 전승의 기쁨이나 가족을 만나는 반가움을 외면한 채 발길을 돌린 김유신의 심정을 누가 알 것인가? 전쟁을 마치고 돌아오는 낭군들을 맞이하는 아낙네들의 마음이 얼마나 들떠 있었겠는가? 


한데 곧바로 다시 되돌아 전쟁터로 향하게 되었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김유신이나 병사들이나 가족들 모두가 너무도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산지(散地)의 싸움은 언제고 그렇게 감정을 흔들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산지에서는 전쟁을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2)경지 - 輕地는 적군의 땅이기는 하지만 국경에서 멀지가 않은 곳이다. 경지에서의 원칙은 군대를 주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투를 하는 도중이던지, 아니면 어떤 불리한 돌발 사고가 생기면 도망을 가서 가족이나 친척에게 숨을 수 있는 위치이므로 안전지대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또 적군과 내통을 하면서 양간(兩間, 이중간첩)노릇을 하는 것도 경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경지도 싸울만한 터가 못 되는 것이다. 


당 태종은 고구려를 침략할 때에 요하를 건너자 마자 방금 건넌 다리를 헐어 없애 버렸다. 퇴로를 막아 도망갈 생각이나 고향에 돌아갈 생각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병사들에게 오직 싸워 이겨야만 집에 돌아갈 수가 있다는 것을 강인하게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먼저 와서 고구려군과 싸우던 중, 등을 돌리고 달아나는 바람에 패배를 자초한 장군예(張君乂)의 목을 베어 병사들에게 시범적으로 공포적인 위기감을 보여 주었다. 


(3)쟁지 - 爭地는 나는 물론이고 적도 갖고 싶어하는 땅이다. 먼저 유의할 것은 그 땅을 내가 선점하였다면 다행이겠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이 먼저 점령을 하였을 경우에는 공격을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 “지나다 보니 절터”라는 말이 있다. 이곳에 절을 지으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곳이 바로 절이 있었던 자리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는 눈은 대개가 다 비슷하다. 내가 갖고 싶은 땅은 남도 갖고 싶은 법이다. 그래서 쟁지는 싸움이 나기 쉽고, 대부분의 싸움은 이런 곳에서 일어난다. 무조건 공격보다는 세심한 계산이 필요하다. 


(4)교지 - 交地는 길이 한 곳으로 모이는 요지이다. 원하는 곳은 어디던지 갈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전략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사방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교지에서는 상호 연락체계를 긴밀히 하고 협조를 받아 공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오른쪽이 공격을 받으면 왼쪽이 도와 주고, 왼쪽이 공격을 받으면 오른쪽이 도와야 한다. 


1951년, 중공군과 아군 9사단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백마고지 전투가 바로 이러한 곳이다. 8일간 12번이나 뺐고 빼앗기면서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낸 전투였다. 철의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철원 평강 금화의 서북쪽에 위치한 395 백마고지는 이 지대 전체를 차지하느냐 아니면 빼앗기느냐 하는 요새의 交地였던 것이다. 낮에는 UN군 폭격기들의 도움을 받아 아군이 차지를 하였고, 밤에는 인해전술의 중공군이 몰려와서 점령을 하곤 하였다. 


(5)구지 – 네거리 구자, 땅 지자이다. 여러 나라가 서로 가깝게 맞닿아 있는 땅이다. 내 힘이 강하면 여러 나라에 영향력을 미칠 수가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여러 나라에게 휘둘릴 수 있는 입장이 된다. 그래서 구지에서는 전쟁보다는 외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록 대한민국이 구지의 입장에 있는 땅은 없지만 지정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에 우리 나라는 구지의 입장에서 해석을 해야 할 처지라고 보아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 소련, 그리고 북한이라는 여러 강대국들의 틈에 끼여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요즈음 북한의 ICBM 문제를 놓고 볼 때에 우리 나라는 분명코 강력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하물며 미국이나 일본 같은 우방국과는 절대적으로 우호를 공고히 하고 3국의 확고부동한 구지 외교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서 종전의 우호가 오히려 약화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염려된다. 


특히 미국과의 사드 배치문제,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중국의 사드보복 문제, 그리고 북한의 무응답 외교 상태를 분석해 보면 문재인 정부가 외교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왜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협조를 안 하고, 북한을 독자적으로 제재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 놓겠다고 엇박자를 내고 있는가? 그러한 면에서 볼 때에 문재인 정부의 외교력은 너무도 아마추어적이라는 감을 풍기고 있다. 


(6)중지 - 重地는 적지(敵地), 그것도 아주 깊숙이 들어간 적지다. 외부로부터도 도움을 기대할 수 없어서 어떻게든 자체적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땅이다. 하지만 그러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기에 뜻밖의 힘을 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50년 겨울, 장전호 전투가 바로 이 경우였다.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 39군단의 병력에 의해 포위 되었다. 일기는 -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었고, 어느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희망도 없었다. 물론 미군의 화력이 훨씬 우세하였지만 10:1의 병력이었다. 시체를 밟고 또 밟고 넘어 오는 중공군 앞에 후퇴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10만 명의 아군과 또 다른 10만 명의 피란민을 구하기 위하여 어떻게든 후퇴작전에서 10여 일을 지연시키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에 그 죽음의 사투는 한국 전쟁사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였다. 그렇게 후퇴 지연작전을 통해서 흥남부두 철수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7)비지 - ?地는 불모지다. 사막이다. 사람이 먹을 것도 없고 말먹이 풀도 없는 땅이다. 절대로 오래 머물 이유가 없는 곳이다.


(8)위지 - 圍地는 병목 같은 좁은 길이나, 험한 산길이다. 적과 마주치면 절대적인 악조건에서 싸워야 한다. 웬만하면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고, 일단 들어 갔으면 빨리 나오는 것이 장땡이다. 불가분 통과하여야 한다면 자세하게 정찰을 마치고 통과작전을 세워야 한다.


(9)사지 - 死地는 문자 그대로 죽음의 땅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열심히 싸워서 이기면 다행이지만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죽고, 싸운다 해도 죽을 확률이 높은 곳이다. 살아날 겨를이 없지만,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정신을 차려 싸우면 일말의 기회가 있을지 모르는 땅이다. 임진왜란 때에 신립장군의 조선군대가 왜군에게 전멸당한 땅, 탄금대(彈琴臺)가 바로 그러한 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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