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kang39
캐나다 加人 강신봉
전 캐나다한인총연합회장, 전 토론토한인회장, 요크한국인학교 설립교장, 김치캐나다사장, 전 스코필드박사동상건립위원장,전 무궁화사랑모임창립회장, 토론토흥사단창립지부장, 대한민국국민훈장목련장, 역사문화원장

캐나다 문협회원.현 GTA한카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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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해설 (17)-의도(意圖)를 숨기고 허점(虛點)을 찔러라
samkang39

 
 

공격을 잘하는 사람은 적이 어디를 지켜야 할지를 모르게 한다 (善攻者 敵不知其所守, 선공자 적부지기소수). 잘 지키는 사람은 적이 어디를 공격할지 모르게 한다 (善守者 敵不知其所功 선수자 적부지기소공).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로 뻗어 나가던 고구려의 국력은 16대 고국원왕 때에 한 번 크게 꺾인다. 고국원왕의 실수 때문이었다. 연나라에서 고구려로 쳐들어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었다. 북쪽의 길은 평탄하고 널찍한 반면, 남쪽 길은 험악하고 아주 좁았다. 많은 병력이 쳐들어 온다면 북쪽 길로 오는 것이 상식인지라, 고국원왕은 적이 북쪽 길로 올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왕은 아우 무를 시켜서 5만 명의 정예군으로 북쪽 길을 지키게 하였고, 자신은 약간의 병사를 데리고 남쪽 길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연나라의 입위장군(立威將軍)은 고구려의 의도를 미리 간파하여 자기의 정예군을 남쪽 길로 공격하게 하였다. 허(虛)를 찔린 고구려는 환도성이 함락을 당하는 대패를 경험해야 했다. 왕비가 사로 잡히고 고국원왕의 아버지 15대 미천왕의 시체까지 약탈을 당했다. 


<36계>에는 타초경사(打草驚蛇)라는 말이 있다. 풀을 치면 뱀이 놀라서 뛰쳐나온다는 말이다. 고국원왕이 그랬듯이, 검은 구름에 백로가 지나가듯이, 상대방에서 풀을 치고 나오 듯이, 이 쪽을 다 헤아려 내려다 보고 공격해 오려 하는데, 자기 속을 빤히 내다 보인다면 당하는 길 밖에 없다. 


이 대목의 글에서 우리는 남과 북의 현 상황을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할 필요를 느낀다. 지금 현 정부는 여러 면에서 불확실한 미로에 빠져있음을 느낀다. “대화냐, 대결이냐”도 분명하지가 않다. 대통령이 G20회의에 다녀와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해결할 힘도 있지 않고, 또 우리에게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고 실토했다. 


대통령이 그 힘없는 대한민국을 이제야 통감하였다는 말인가? 현실감이 있는 표현이었지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그렇게 실망감을 주는 발언을 툭툭 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발언인가? 노무현 대통령께서 골치 아픈 일이 생기니까 “대통령질 못해 먹겠다”고 한 마디 던진 것이 지금까지도 국민들의 입에 회자하지 않는가? 그보다는 차라리 아무 말도 아니 하였다면 국민들이 속이나 상하지 않았을 것인데, 그렇게 실망적인 내용을 털어 놓으니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확고하게 의도(意圖)하는 바가 분명치 않다는 것을 너무 값싸게 내보인 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국민 속에 심은 것을 모르는가?


 2017년 7월18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의 사설 앞에 강조해 놓은 북한의 야유 조소 구절들이 내 머리에 번뜩 떠오른다. 1) “대화냐 대결이냐 분명히 하라” 문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보낸 야유 논평. 2) 핵은 안 내려놓고 미군 철수와 한-미 훈련 중지만 요구하는 북한측. 3) 이런 조건 수용하는 대화는 대한민국 망하는 길로 가는 것. 나는 이 사설을 읽고 밤잠이 오지를 않았다. 


문대통령은 확실한 자기의 의도(意圖)가 없는 것 같다. 외교적으로도 북핵 문제는 해결방법이 없다고 했고, 한미동맹의 주축 하에 미국이 추구하는 대결구도에 가담할 의향도 없는 것 같고, 자기 단독으로 북한과 군사회담, 이산가족 상봉, 적십자회담, 개성공단을 진행하겠다고 하니까 동맹국인 미국도 시큰둥하고, 그러니 북한은 야유를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면 제재를 하면서 다른 한 쪽으로는 회담을 하자고 하니까 북한 노동신문이 뭐라 했는가? “우리가 자위 억제력(핵무기)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으리라는 것쯤은 알고 덤벼야 하지 않겠는가? 제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괴뢰들이 그 무슨 군사적 대응을 떠들어 대고 있는 것은 가소롭기 그지 없다.”


‘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는 수모를 받으면서 북한과 대화를 하자고 현 정부가 엎드리는 자세는 무엇인가? 벌써부터 조공국가 연습을 하는 것 같이 보여 역겨워진다. 


북한이 보기에 한미동맹도 금이 가는 것 같고,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를 놓고 감정 싸움이나 하며, 국내에서는 사드 배치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면서, 핵과 ICBM의 나라인 북한을 일대일로 대화하자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라는 것이 아닌가? 


한없이 오만해져 가는 북한 앞에 움츠러든 대한민국의 모습이 오히려 걱정스럽고 측은해 보인다. 중국은 북한이 혈맹 국이라고, 시진핑이 문대통령 면전에서, 이야기를 했다고 언론에서 읽었다. 돌이켜 보건대, 대한민국은 세계무대에서 천대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에게는 왕따를 당하는 것 같고, 중국에게는 보복을 당하고 있고, 러시아에게는 무시를 당하고, 일본에게는 시큰둥을 당하고 있는데, 북한 앞에 대한민국의 허점을 드러내 보이는 모양새가 초라해 보이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에 사드가 어디에 배치되어 있고, 육해공군 작전사령부가 어디에 있는지 북한은 바늘귀 들여다 보듯이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의 미사일이 과연 어디에 숨어 있는지조차 모른다. 북한에는 산마다 굴을 파 놓고 전쟁이 터지면 김정은이고, 미사일이고, 비행장이고 모두 숨어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전쟁을 대비하는 나라가 무슨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고 미주알 고주알 다 파헤치고, 군사시설 무기창고 하나 비밀로 한 곳이 없으니 남한이라는 나라의 전비태세가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군 장성들을 윽박질러 사기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정치가들! 참으로 한심해 보이지 않는가? 


지금 북한은 한 치도 의도를 내보이지 않고, 남한의 허점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남한의 전쟁준비도 문제이지만,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과 대북 안보 자세가 더 염려된다. 


중국의 귀금속 상인들은 검은 안경을 쓴다. 좋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얼굴 표정이 눈빛에 들어날 것을 우려해 아예 검은 안경으로 가리는 것이다. 도박장에서는 좋은 패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나타나는 표정을 감추기 위해 Porker Face를 짓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모든 비밀을 다 까발리는 것이다. 


군사 비밀을 속속들이 파헤쳐 놓는 것은 물론, 인권국가라는 나라가 여자 대통령의 얼굴에 무슨 보톡스 주사를 맞았냐, 크림을 발랐냐… 대통령의 몸뚱이를 발가벗겨 요사스러운 그림을 그려 놓고 킥킥대는 국민들! 그렇게 여성의 사생활을 파헤치며 탄핵을 진행하지 않았나? 서양 사회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야만국가의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과연 인권 국가인가? 안보 국가인가? 표현의 자유라느니, 알 권리가 있다느니, 자기 편리한 대로 갖다 붙이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민주주의적 허(虛)와 실(實)의 철학이 국민들 속에 내리려면 아마도 또 다른 반세기의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고등교육 야만 국가다. 


적이 예상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자면, 내가 공격하려는 곳을 적이 모르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의도한 바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의도만 잘 숨기면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검은 고양이가 어둠 속에 숨어 눈마저 감아 버리면 실체를 들킬 일이 없다. 한국의 야한 속담에 “고쟁이를 열두 번 입어도 보일 건 다 보인다”는 말이 있다. 애써서 가렸다 해도 상대에게 들키면 다 헛일인 것이다. 


20세기 초에 등장한 <후흑 厚?>이라는 책에는 불편한 진실들이 적잖게 담겨져 있는데, 주요 골자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천하의 영웅호걸은 성벽만큼이나 두껍고 속은 석탄처럼 시커매야 한다.” 즉 자기 속을 남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국정 속에 진짜로 의도하는 철학이 깊숙이 어리고, 나라의 허점을 가릴 줄 아는 보안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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