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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가시나들
namsukpark

 

 뉘시라 크고 작은 문제가 있는 우리들의 감정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위로감이나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 우리는 사회의 배타성, 폐쇄성에 감정 이입을 하고, 이해가 된다고 곧잘 말하면서 그 안에서 선민의식(選民意識)을 갖고 자신을 남들과 구별 지으려고도 든다. 호랑이 담뱃대 물던 시절이 바로 엊그제만 같은 세월인데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다. 10년 전 사진을 보면 감회가 새롭지만 실제 세상은 생각보다 많이 변하지 않았다. 


 사는 게 설레고 재미지다는 86청춘할머니들. 노년의 쓸쓸함이 아니라, 새로운 재미를 찾은 할머니들의 모습은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는 영화 ‘칠곡 가시나들’이 벌써부터 화제다.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군의 일곱 할머니들 이야기로, 세상모든 것을 체념한 듯 보이는 무덤덤함과 지쳐 보이는 기색은 간데없고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해가며 매일매일 일용(日用)할 설렘을 발견하며 오지게 재밌게 나이 들어가는 ‘Welcome to Aging’ 기록영화라고 한다. 


 이 영화는 할머니 버전의 ‘Shall We Dance’를 생각게 하고 우리가 갖는 못난 편견을 깨고 설렘과 재미 그리고 웃음을 전한다니 기대해봄직하다.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할머니들과 함께하며 어르신들께서 한글을 접하며 느끼는 설렘을 포착했단다. 육체는 세월을 비껴갈 수 없었지만, 인생 끝자락에서 난생 처음 한글을 배우고 익혀서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숙제하는 할머니들의 한글 사랑을 펼쳐 보여준다. 나이 드는 게 우울하거나 두려운 것만은 아니어야겠다. 충분히 재밌게 나이 드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농경사회에서 수리안전답(水利安全畓)은 토지생산성을 높인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천수답(天水畓)을 짓던 농부가 자기 농지에 유리하도록 물꼬를 이끌던 이기적인 행동에 경각심을 심어줘 사람들 귓전에 익숙한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있다. 선거철이 가까워질수록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은 본선을 치르기도 전에 우(愚)를 저지를 수 있는 여지가 적잖다. 막연한 우려만이 아니다. 근거가 없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꿰맞추는 ‘견강부회(牽强附會)’와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에는 억지전문이란 공통분모를 가졌다. 


 뿌리 깊은 이해충돌(利害衝突)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관련 법안의 개정뿐 아니라 국회의원 스스로 도덕성 강화 노력도 더해져야만 한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공직자 윤리법과 국회법 등 2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그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국회의원에 선출되면 3년 동안 기존의 업무와 관련된 상임위 활동을 할 수 없게 되고, 이해관계 있는 예산안과 법안 심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규정되고, 국회의원 스스로 회피신청을 할 수도 있게 된다고 한다. 


 올해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470조원의 슈퍼예산을 편성하며 강력한 경기부양의 의지를 피력했다. 투자도 좋고 산업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나, 꽁꽁 얼어붙은 경제 심리를 살려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슈퍼예산을 쏟아 붓고 지표가 좋아진다 해도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최악일 테고, 그렇게 되면 경기부양도 결국 아무도 인정 안하는 헛된 일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산적한 현안과 해법에 아니면 말고 할 수 없는 정부당국의 고민은 깊을 터이다. 


 장자(莊子)》<달생(達生)>편에 ‘목계지덕(木鷄之德)’이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최고의 투계(鬪鷄)는 ‘강(强)함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음을 비유해 목계(木鷄)’라고 일렀다. 자신이 제일이라는 교만함을 버리고, 남의 위협에 쉽게 반응하지 않으며,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는 목계(木鷄)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완전한 극기(克己)를 통해 높은 내공을 이룬 사람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복어야 “죽음과도 바꿀만한 맛을 가진 물고기”라고 소동파는 읊었지만, 쫄깃하고 씹을수록 담백한 단맛이 미식가들의 혀를 사로잡는 황복(黃鰒)의 회(膾)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하지요? “매화(梅花) 옛 등걸에 춘절이 도라오니 옛 퓌던 가지에 피엄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청구영언(靑丘永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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