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364 전체: 521,745 )
미필적 고의(未必的故意)
namsukpark

 

 남부 온타리오를 얼음왕국으로 탈바꿈시킨 ‘얼음비’와 ‘눈 폭풍’으로 인한 뉴스가 알려지자 온주경찰(OPP)은 “도로상태가 최악이라며 가능하면 운전을 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 있을 것”을 권고했다. 피어슨 국제공항에선 이번 얼음비로 약 430여 건의 이착륙(離着陸)을 취소했다고 한다. 하필이면 무릅쓰고 나섰던 빙판길 운행에 조마조마하긴 했어도 접촉사고 없이 무사히 집에 돌아와 긴 한숨을 내쉬었으니 천만다행이랄까. 


 ‘미투 음해’와 가짜뉴스에도 악용된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의 무분별한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댓글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 기사에 따르는 ‘댓글’을 여론으로 여기는 일반 대중의 심리를 꿰뚫고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유해 ‘댓글조작’이 곧 ‘여론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관련기사의 댓글 추천 수를 마음대로 주물렀던 모양이다. 


 ‘드루킹 게이트’ 불법여론조작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번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는 “보수진영에서 벌인 일처럼 가장해 ‘프로그램’을 테스트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장을 액면그대로 신빙성 있게 여기는 이들은 생각처럼 많지는 않고, 오랜 기간 ‘친노’(親盧)•‘친문’(親文) 성향 활동을 해오다 돌연 현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전을 펼쳤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이래저래 죽 끓듯 부글거리는 정치판은 바람 잠잠할 날이 없다. 


 ‘미필적 고의’(未必的故意)란 ‘행위자가 범죄사실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기의 행위가 어떤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하는 의식’을 말한다. 재벌 일가의 갑질 논란은 도덕적인 비난으로 끝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경영에 큰 부담을 안겨주며 키우는 ‘오너 리스크’는 갈수록 태산으로 부각되어진다. 사람들은 그럴듯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들먹이며 정신적, 도덕적인 의무를 왈가왈부하기도 한다. “물 컵이 쓰나미(津波)가 될 줄이야” 오늘 헤드라인뉴스다. 어쩌다가 돌이킬 수 없는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딱하기도 하다. 


 터무니없는 이유를 빌미 삼고 꼴값 떠는 상사들에게 짓눌린 을(乙)은 허무함에 분통이 터질 일이다. 계급사회에서 상명하복(上命下服)과 스스로 눈치껏 알아서 행동하게 만드는 병폐의 출발점은 서푼 녹봉과 인사권(人事權)일 테다. 얻어들은 정보는 기초지식으로만 이용하고, 법률 상담은 전문 법조인에게 받아야하는 세상인심이다. 만물의 영장 인간에게 후회는 왜 한발자국 뒤늦게 찾아드는지? “모욕적인 말에 복수를 하기보단 무시해 버리는 게 훨씬 더 낫다”던 세네카(Seneca) 어록(語錄)을 어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는지 잠시 망설여진다.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은 H사와의 회의 중 광고팀장에게 물을 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다. 뒤이어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원을 심하게 질책해가며 고성을 지르는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재차 물의를 일으켰다. 문제는 이러한 갑질 전횡(專橫)이 한진(韓進)그룹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창업주가 사업을 일구고, 2세가 그룹을 키운 반면, ‘금수저’였던 3세들은 왜곡된 ‘선민의식’에 젖어 논란이 되는 경우를 보아왔다며 “오너일가의 허장성세(虛張聲勢)가 쉽사리 고쳐질 것 같진 않지만, 이번 기회에 진심어린 반성이 따랐으면”한다는 보도다. 


 일본 교도(京都)통신은 지난 12일 ‘대한항공 또 파워하라 소동 ‘땅콩’사건의 여동생’이란 긴 제목으로 ‘진 Air’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을 소개했다. ‘파워하라’는 힘(power)과 괴롭힘(harassment)을 조합한 일본식 조어(造語)로, 상사에 의한 부하 괴롭힘을 뜻한다. 통신은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들과 회의석상에서 고성을 지르며 화를 낸 뒤 물이 든 컵을 던진 ‘물벼락’ 사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조 전무가 2014년 ‘땅콩 회항(回航)’ 사건을 일으킨 전 KAL부사장의 여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진 Air’는 대한항공계열 저가비용 항공사(LCC)이다. 


 인심(人心)이 천심(天心)이다. ‘행여나’ 하는 기대감을 보일 것 같은데 내부에서조차 결이 다른 목소리가 봇물을 이룬다. 동력장치(動力裝置)에서 제어(制御)의 중요성은 간과(看過)할 수 없는 일이고 부실(不實)할 경우 재고(再考)의 여지조차 없을 것이다. 지구 중심으로 부터서 중력(重力)의 영향을 받는 우리들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내면 오죽이겠다. ‘큰 힘에는 크나큰 책임이 뒤따른다.’ 더 아름다워야 할 내일을 위해 우리들 마음속엔 착한 불씨하나 소중히 간직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나라에 변고(變故)가 있을 때면 임금은 하늘의 견책을 두려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정전(正殿)을 피해 거처하고 반찬의 가짓수를 줄이는 ‘피전감선(避殿減膳)’을 솔선했다고 한다. 장자(莊子)가 이르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저지르기 쉬운 8가지 과오(過誤)를 살펴보면서 지위로 대우받지 않으려는 겸허한 태도를 지니도록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1) 자기 할 일이 아닌데 덤비는 것을 ‘주착(做錯)’이라고 한다. 
(2) 상대방이 청하지도 않았는데 의견을 말하는 것을 ‘망령(妄靈)’이라 한다. 
(3)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말하는 것을 ‘아첨(阿諂)’이라 한다. 
(4)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말하는 것을 ‘푼수(分數)’라고 한다. 
(5)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는 것을 ‘참소(讒訴)’라 한다. 
(6) 나쁜 짓을 잘한다며 추겨 세워 사람을 타락시킴을 ‘간특(奸慝)’이라 한다. 
(7) 남의 관계를 갈라놓는 것을 ‘이간(離間)질’이라고 한다. 
(8)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비위를 맞춰 상대방의 속셈을 뽑아보려는 것을 ‘음흉(陰凶)’하다고 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