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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환희의 순간들
namsukpark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하계•동계올림픽을 통해 국가별 메달 획득숫자는 발표하지만, 서열(序列)을 매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메달숫자로 우열을 삼아내는가 하면, 메달 개수(個數)는 같을지언정, 금은동(金銀銅)의 무게감이 다르다며 메달색깔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우리가 뉴스미디어에서 얻어듣는 국가별순위는 공식발표가 아님은 물론이다. 입상권 여부(與否)에는 개의치 않고 참가하는데 의미를 부여하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신 선수여러분께 격려의 힘찬 박수를 보낸다. 


 2018년 겨울올림픽은 즐거웠고 성황리에 마무리됐지만, 잘 헤야 본전이라던 축제의 결산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흑자 올림픽을 예상하기도 한다. 경기장 신축 및 개•보수,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에 투자한 예산만 무려 13조원에 달하지만, 올림픽시설의 사후활용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세계의 극찬을 받은 경기장을 두고 ‘애물단지’라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이라니 글쎄다. 지난 IOC총회에서 “올림픽시설의 활용계획이 없지만 ‘하얀 코끼리’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우려할 만큼 사후대책에는 유명무실했다는 후문이다. 하얀 코끼리란 겉보기에 훌륭하지만 실제로 막대한 유지비용이 소요되는 스포츠시설을 두고 에두른 표현이었으리라.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일지나 공정한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히 승부를 겨루고, 결과에 승복하는 게 스포츠의 근본정신일 테다. 승자독식의 시대도 아닐뿐더러 결과보다는 과정의 공정함에 무게를 두는 시대이다. 세상만사에 “순전히 걱정을 해서 온전히 해결되는 일이란 없다.”고 한다. 메달을 얻지 못했어도 값진 도전에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국민의 시선도 달라졌다. 1020세대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유를 보면, 국가와 민족이라는 대의명분보단 개인의 성취가 더 중요해졌다. “선수들은 올림픽이 국가vs.국가 경쟁이 아니라, 개인의 신체적 탁월성의 경쟁이라고 인식하며 거대담론(巨大談論)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해들은 평창소식이었다. 


 망설이지 않는 선택이 어이 없었을까마는 폐회식무대위에 ‘말 춤’추는 싸이를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아쉬워들 했다지요? 입담 좋은 상쇠잡이의 구성지고 신명난 소리로 비나리를 기대하신 분들도 계셨을 테다. 소리꾼 장사익의 애국가, 이하늬의 한국 무용, 평창의 밤하늘에 수호랑을 표현한 드론쇼, 멋진 퍼포먼스, 엑소, 씨엘의 K팝스타 공연 거기에 EDM의 파티는 젊고 현대적인 감각까지 보여줬다. 17일 동안 설원(雪原)에서 펼친 축제의 대단원을 마치며 ‘지극히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가 아우러지는 감격의 연속이었다. 


 말 한마디로도 우리를 울고 웃게 한 선수들은 말로는 표현 못 할 투혼으로 크나큰 감동을 선사해줬다. 동료애가 담긴 한마디는 그 소리가 작았어도 울림이 컸고 전력투구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김은정(스킵)과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여자 컬링 팀은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평창올림픽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였다. ‘팀 킴’ ‘마늘 소녀’ ‘김시스터즈’ 등 각종 별명과 “영미야~”가 국민 유행어가 될 만큼 화젯거리를 휩쓸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 정상권으로 도약한 실력과 함께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은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이번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휴먼 드라마였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는 외국 취재진과 선수단, 관광객들이 말하는 칭찬의 배경에는 1만6000여 자원봉사자의 80%이상인 1020세대 활약이 자리한다. 미소와 친절을 이번 대회의 첫 번째 성공요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바흐 IOC위원장은 폐회식에서 어눌한 한국어로 “자원봉사자 여러분의 헌신에 캄사드립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지구촌 방방곡곡에 우리들의 활력과 문화적인 힘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도 삼아내면 금상첨화일 테다. “사람들이 리더를 바라보는 눈높이와 요구하는 기준이 달라졌는데, 리더나 기성세대의 시민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도 한국 사회에서 두고두고 반복될 문제”라고 지적한 K교수의 고언(苦言)이 잘 먹혀드는 우리의 내일을 다함께 기대해본다. 


“변방(邊方)의 늙은이가 말(馬)을 잃음이 나와 무슨 상관이람/ 호수 위에서 물고기를 볼 때마다 절로 부끄러워지네./ 소매를 더듬으니 예형(?衡)의 명함 부질없이 닳았고/ 문을 두드려 왕융(王戎)과 얘길 나누네./ 다만 한잔 술을 그리워함은 도연명과 같거니/ 어떻게 청담(淸談)으로 중감(仲堪)을 배울 것인가/ 머리 돌려 세상을 보니 모두가 괴로움인데/ 개밋둑과 달팽이 더듬이에서 싸움이 무르익누나./ 塞翁失馬吾何有 / 濠上觀魚每自? / 探袖空慢?衡刺 / 叩門徑就阿戎談 / 但思濁酒同元亮 / 底用淸談學仲堪 / 回首世間皆苦累 / 蟻封蝸角戰方?” / 
[홍추(洪芻)/北宋, <정언장(呈彦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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