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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세상
namsukpark

 
 
 상큼한 새벽공기를 가르며 나서는 공원산책길에 아름다운 계절을 노래하는 새들의 지저귐에 두리번거려가며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굽이쳐가며 흘러내리는 시냇물과 콧등을 간질이는 바람소리도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슬 맺힌 풀밭에 반짝이는 진주알처럼 영롱(玲瓏)해 보여도 주워 담을 순 없고 그저 두 눈으로 만끽할 일이다. 


 구름이 간다. 하늘도 흐른다. 시나브로 내딛는데도 뻑적지근해진 장단지가 잠시나마 쉬어가면 어떻겠냐고 말하려는 것 같다. 유산소 운동인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장소를 따질 것도 없이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좋다. 등 근육을 바로 펴고 턱을 살짝 당기고 어깨와 팔은 자연스럽고 아랫배와 엉덩이가 나오지 않도록 한다. 팔은 보폭에 맞춰 자연스레 앞뒤로 흔들고 충분히 호흡하며 보통 속도로 보폭을 내디딜 일이다.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 되지만 무엇보다 꾸준히 실행에 옮기는 일이 보다 더 중요하다. 


 “글쓰기는 마음의 양식과 생각을 디딤돌 삼아 펼치는 일이다”고 한다. 소재(素材)의 빈곤과 역량부족을 느끼기도 하지만 쓰고 지우길 반복해가며 조금씩이나마 이뤄가는 데 보람을 갖기도 한다. 중언부언(重言復言) 할지언정, 뭐든 알고 보면 달리 보이게 마련이다. 함께 나누고 다가가야 할 이유를 찾아 머릴 싸매다가도 버릇처럼 가까스로 탈고(脫稿)를 마치고나면 함의(含意)가 달라지는 경우도 적잖으니 이를 어쩐다지요.

 


 “아이야 인생을 알려거든 무심히 흘러가는 강을 보라. 사랑이 무어냐고 철없이 묻지 말고 피어난 한 떨기 꽃을 보라. 저 떠오르는 아침 해와도 같은 아이야 저 바람 부는 세상을 어찌 네가 알까. 슬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거든 음~ 아이야 네 가슴 열어주렴” - 조흔파 /《바람 부는 세상》-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햇볕과 물 그리고 바람이 있어 ‘심은 대로 거둔다’는 농사일이지만, 사람들은 농부의 피땀 어린 수고와 노력을 간과하기 너무나 쉽다. 잔디밭에 무성한 민들레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지만, 농작물은 부지런한 농부의 발자국소릴 들어가며 무럭무럭 자라난다하지요. 


 하물며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살아가는 만물의 영장(靈長)에 있어서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올해도 풍년을 기원해 마지않는 우리네 마음가짐을 새삼 추슬러본다. 


 권력을 지향하며 뛰어난 언변과 이미지 관리로 국민을 향한 진심을 호소하는 선거는 전쟁이고, 정치는 쇼라고도 한다. 파죽지세(破竹之勢)를 이어가는가하면 뜻하지 않게 복병(伏兵)을 맞아 전열(戰列)을 가다듬는 지혜와 용기도 필요했을 테다. 


 대선후보별 선거유세도 ‘전략’이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며 ‘성장이냐 분배냐, 증세냐 감세냐’의 경제관에도 차이는 뚜렷했다. 안보문제에 있어 공방(攻防)과 접점(接點)없는 평행을 이어간 것은 정책이라기보다 득표를 의식한 속내를 보는 듯했다. 


 건강은 평범한 건강습관을 실행에 옮기는데서 출발하듯이 민주주의 정치는 혁명이 아니고 점진적으로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바람 부는 세상에 뜻하지 않은 난관을 무릅쓰는 경우가 어이없을까만, 배달민족의 국태민안(國泰民安)과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염원을 잊지 않고서 너나 할 것 없이 노심초사(勞心焦思)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어렸을 때 기억에 감정을 보태면 추억으로 다가선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부모님께선 담력을 키워주기 위해 하필이면 컴컴해진 저녁시간에 맞춰 심부름을 시키셨다. “곳간 오른쪽 선반 위에 사탕이 있지…” 조심조심 곳간 문을 열고 숨죽여가며 이쪽을 보면 호랑이가 저쪽을 보면 무서운 동물이 눈을 부릅뜨고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이 내 생각나는 대로 어른거렸지만, 정말 선반위의 박하눈깔사탕은 꼬막손에 꼬옥 잡혔다. 


 고대그리스의 신화에 ‘이지스(Aegis)’라는 방패는 칼과 창은 물론 벼락까지도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제우스가 지녔고 제우스가 아테나에게 넘겨줬다고 한다. 신화(神話)에서 윤색(潤色)되어진 설화(說話)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족적인 성향에 따라 침소봉대(針小棒大)했거나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얘기로 들릴는지 모를 일이다. 정중하게 이해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거기인 걸 어찌하랴만…


 듣자와 “손자가 자기 할아버지를 가리켜 가장 성공한 인생이라 했으면 그것만으로도 할아버지는 성공한 인생입니다. “할아버지를 닮고 싶다!” 보통의 언어가 아닙니다. 삶으로 물려받은 최고의 유산이고 모든 존경과 사랑과 꿈이 담긴 위대한 선언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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