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sungmo
서울장신대 전 총장/서울 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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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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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내게는

 

말을 탁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잔잔한 미소만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안 보아도 본 듯 마음 졸이지 않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몇 달에 한 번 전화해도 엊그제 목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서로의 간격을 느끼지 않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음식을 먹고 누가 돈을 낼까를 조금도 계산하지 않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오페라 티켓이 오늘 아침에 구해져서 저녁에 나오라고 해도
웬만한 일정을 취소하고 나를 즐겁게 하려고 나와 주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내편에서 생각해주고 내가 자기인양 배려해주는
형제보다 진한 사랑을 주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내가 약간 기분이 나빠도 기다려 주고 이해해주는
진짜 나를 사랑하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그 친구와는 
밤새도록 이야기해도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좋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정형화된 나의 모습에서 일탈하여
실컷 떠들고 크게 웃고 누구 욕도 마음껏 하고

 

말도 안 되는 농담과 객담과 색담을 두서없이 늘어놓아도
하나도 흉이 되지 않고 뒷일이 걱정이 안 되는
그런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까이 몸 내음이 느껴지는
친구가 있어서 좋습니다

 

내가 잘 나가든 안 풀리든 변함없는 마음의 친구가
같은 하늘아래 숨 쉬며 산다는 것이 좋습니다

 

새벽토끼가 세수하던 옹달샘처럼
오염되지 않은 해맑은 감성을 지닌 친구와
삶의 공간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친구가 있음에 세상은 살맛나는 지옥입니다

 

친구이기에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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