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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스테이징

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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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고 파는데 스테이징까지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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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징 의뢰를 받고 방문한 그 콘도의 주인은 잔뜩 골이 난 표정이었다. 물어보는 말에도 짤막하게 답하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는데 그날 처음 만난 나로서는 그 이유를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이어서 그저 묵묵히 나의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집 안을 모두 둘러보고 나서 치워야 할 가구나 물건정리 등 스테이징을 하기 전에 집주인이 해야 할 일을 적어 주자 마침내 속내의 심정을 털어 놓는다. ‘아니, 손해보고 파는데 이렇게 비용을 들이면서 스테이징까지 해야 하나요?’ 아하, 그거였구나! 

 


 맞다. 작은 폭이지만 그래도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콘도를 사두었는데 본전은 커녕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이다. 


 같은 시기에 주택을 샀던 사람들은, 물론 가격대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10만불 이상의 시세차익을 보는 것이 보통인 요즘 세금 등의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처음 샀을 때의 가격보다 낮은 값으로 팔아야 한다면 누구라도 억울한 마음에 심통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중을 생각하며 그대로 눌러 살거나,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 세를 놓고 이사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밑지고라도 파는 것 이외엔 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콘도의 가격도 평균적으로 올랐다고는 하지만 주택에 비하면 아주 소폭이며, 광역토론토지역은 그나마도 예외라서 이렇게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파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밑지고 파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 않은데 다시 비용을 들여서 스테이징까지 해야한다니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하며 나의 방문이 전혀 반가울리가 없을 것이었다.


 스테이징을 하는 것은 오로지 집주인의 선택에 의존한다. 물건을 팔 때 진열을 어떻게 할 지, 예쁘게 포장을 할 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스테이징의 필요성을 따져보고 효과를 파악하며 그에 따른 선택과 이어질 결과를 기대하는 것까지가 모두 집주인의 선택이다. 


 주변에 나온 매물이 적고 위치가 좋아서 구매자가 항상 대기 중이라면 스테이징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없겠지만, 이와 반대라면 스테이징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해야 하는 필수사항이 된다. 더구나 부동산 중개인이 스테이징을 권유했다면 아무리 억울한 마음이 들어도 해야 하니 그들은 전문가이므로 스테이징의 필요성을 알며 바이어의 구매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그 효과를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 콘도의 주변에는 이미 나와 있는 매물이 많아서 서로 경쟁이 심할 뿐만 아니라 찾는 이가 적어서 성사되는 거래가 거의 없었으며, 시장에 나와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차츰 가격이 내려가고 결국에는 아무런 성과 없이 시장에서 거두어 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스테이징은 당연히 필요했으며 집주인도 할 수 없이 부동산 중개인의 권유를 따랐던 것이고, 골을 내면서도 잘 협조를 해주어 리스팅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팔리는 획기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어차피 집을 팔고 이사를 해야 한다면 작은 비용을 아까워할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큰 결과를 내다 볼 일이다. 스테이징이 집 매매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소품 회수를 위해 그 콘도를 다시 방문했을 때 집주인은 처음과는 반대로 밝고 편안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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