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전혀 없다면, 우리는 화재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사고날 확률이 전혀 없다면, 자동차 보험이 필요 없습니다. 보험회사가 비용을 아무리 싸게 책정해도 화재보험이나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즉 발생확률이 전혀 없는(0%) 경우, 보험은 성립될 수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 집에 화재가 반드시 일어 날 것이고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반드시 사고날 것이라면, 보험회사는 그 위험(Risk)을 부담하지 않거나 부담한다 하더라도 높은 비용을 부과할 것이므로,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즉 발생확률이 확실(100%)하여도 보험은 성립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데 발생할 확률이 100%인데도 성립되는 보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명보험(Life Insurance) 입니다. 모든 인간은 반드시 죽습니다. 사망할 확률이 100%입니다. 사망이란 반드시 발생되는데, 왜 생명보험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왜냐하면 누구에게나 반드시 일어나지만, 그 시기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암 판정을 받은 사람이 생명보험에 가입을 신청한다면, 생보사는 보험가입을 거절하거나 높은 비용을 부과할 것이 자명합니다. 사망시기의 예측이 어려운 사람에게, 오래 살 것같은 사람에게, 생보사는 낮은 비용으로 보험가입을 허락하는 것이 상식이고, 이것이 우리가 건강하고 젊을 때, 사망과 무관하다고 느낄때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생명보험이 자동차보험과 같은 손해보험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보험금(Death Benefit) 청구(Claim)의 기회가 평생동안 오직 한번이라는 점인데, 이것은 꽤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사망하여 보험금이 지급되면 보험계약은 끝나고 더 이상 비용은 안 내는 것이고, 또한 이미 사망했으므로 다시 보험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약시 보험(혜택)기간 동안 내야 하는 비용이 확정되어야 하는데, 생명보험은 이 보험기간이 1-2년이 아니라 평생 사망시까지로 매우 길기 때문에 우리가 이 사실을 잊기 쉬운 것입니다.      

만약 계약 후에 피보험자(Life Insured)의 습관이나 또는 건강상의 변화가 발생했을 때 생보사가 그것을 이유로 비용을 조정할 권한이 있다면 우리가 꼭 지금 생명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사망이 가까운 80세에 낼 비용을 생보사가 그 때에 다시 조정할 권한이 있다면 누가 지금 가입하겠습니까? 즉 우리가 지금 가입하는 것은 80세에 낼 비용도 생보사가 지금 확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계약시 확정된 비용을 사망시까지 우리가 내고 있는 한, 생보사는 그 비용을 조정하거나 보험계약을 취소(Cancel)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자동차보험의 보험(혜택)기간은 보통 1년 이므로 1년간 낼 비용만 계약시에 보장됩니다. 그리고 1년후 재계약시 그 비용도 조정됩니다. 그러나 생명보험은 사망하여 보험금이 청구되면 보험계약이 종료되므로, 재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캐나다의 모든 생명보험은 그것이 텀 보험(Term insurance)이든, 홀 라이프(Whole Life)이든, 유니버살 라이프(Universal Life)이든 보험(혜택)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매년 내어야 할 ‘비용과 납부기간’이 계약시에 확정되고, 그 숫자가 생명보험계약서(Life Insurance Policy)에 보장되는 것입니다.  

생명보험의 보험금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 비용을 생보사에 지불하는 중에 사망하면 생보사는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됩니다. 즉 지불된 그 비용은 소멸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민초들이 이러한 생명보험의 기본은 무시한 채 여전히 해약환급금, 배당금, 원금보장, 연금 등 생전에 타 먹는 부수적 기능에 현혹되니 탈이 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주객전도인데, 캐나다 생명보험은 상식적으로 접근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 과욕이 화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