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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위하여-W.B.예이츠의 시 ‘낚시꾼’을 그리면서
macho

 

그날을 위하여 
-    W.B.예이츠의 시 ‘낚시꾼’을 그리면서

 

 

 

 

산 정상에서 낚시줄을 드리운 이
어느날 갑자기 새삼 그가 내게로 와서 
결 고운 속삭임으로 나를 달뜨게 했다고 상상해본다. 
오늘은 몹시도 침묵 속 그의 속삭임이 그리워진다.
일찌기 옛시인이 칭송하고 마지막까지 함께 할 
그리움으로 남았던 회색 도포를 입은 그는 누구인가.
알 듯 모를 듯 아련한 꿈 속의 사람
세상에 없는 메루산의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 
꿈 속 어딘가에서 나를 메루산 정상으로 인도하는 이 
얼마나 나는 별을 우러러 그를 찾아 헤매돌았던가. 

 


산 정상에 홀로 서서 세상을 굽어보는 낚시꾼
내가 물고기처럼 거친 세파를 헤매돌고 있을 때 
그는 신만이 거하는 산정상에서 내 영혼을 부르고 
나보다 먼저 나를 알고 남몰래 나를 인도하고 있다. 
태초 이전부터 홀로 당당한 그의 지팡이와 램프불로
혼미한 세상의 영혼을 이끄는 그의 불꽃 사랑
옛시인도 노래했듯이 회색 도포자락 날리는 
그에게 이제는 감히 나도 말을 걸 수 있을까.
홀로 고독하여 고독이 아닌 유아독존
충만한 그와 더불어 산 정상에 나란히 서는 그날까지 
나는 그리움으로 가슴 뛰놀며 그와 함께라면 온세상 
부러울 것도 바랄 것도 없는 기쁨으로 넘치리라.

 


그의 숨결과 더불어 산골짝 시냇물을 따라 오르는 
끝없는 여정을 별을 우러러 지친 몸을 위로하면서 
멈출 줄 모르는 흰빛으로 밀려드는 그대의 램프 빛으로 
언제나 새롭게 차오르는 내 혼불이여.
 오로지 미지의 청동빛 그의 얼굴을 그려보면서
이젠 정상에 다 왔노라고 그의 곁에 내가 서 있노라고 
확신 아닌 확신에 차 외쳐대던 숱한 꿈 속의 밤이여. 
정녕, 내가 한 마리 사슴처럼 메루산 정상을 뛰놀며 
그의 램프빛 생명수로 넘치는 그날은 밀려오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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