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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macho

 

피아노

 


 
 
유년의 한 친구는 리듬만 들어도 
피아노 건반 위에서 노래 가락을 
스스럼 없이 재현해 내는 통에 
친구의 천재성에 경이감을 느꼈네.
어린 나는 피아노 연습을 할 요량으로 
무조건 피아노를 사달라고 졸랐고
독일제 피아노를 사주신 아버지의 기대감은
내 서툰 피아노 솜씨에 무너져 내려갔었네.

 


피아노보다 사색에 젖어 
자연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한 나는
어느새 문학 소녀의 길로 줄달음 치고
그럴수록 피아노는 먼지로 뒤덮여서 
내 방 한구석에 털썩 주저앉아 
나를 압박하는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네.

 


지금도 내 유년의 커피색 피아노는 
내 꿈 속의 컴플렉스
그래선지 내가 무엇인가 능숙해지고 싶어지면 
피아노 건반을 물결처럼 굴리는 
명장 피아니스트의 연습을 그려보곤 하였네. 
피아노 건반 위를 뛰노는 손놀림처럼 
지식을 따라 지혜의 기교를 더하고 
온몸 구석구석 건반 위 리듬이 물결칠 때 
온누리 실패를 모르는 진리와 하나될 것만 같았네. 


오늘도 매순간마다 내 노래는
고대 지혜를 연습하는 빛의 세레나데
불멸의 생명력이라는 손길을 타고 
내 혼불이 영원한 자유라는 춤가락으로 
명상의 건반 위에서 한껏 빛을 시연하였네. 
언젠가는 신의 불길 속 불사조로 
빛을 몰고 은하수로 날아오르기 까지 
내 흔들리는 혼불은 바람에 울리는 풍경 소리처럼 
명징한 우주 목소리를 닮아가는 연습을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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