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126 전체: 484,206 )
가을 나무의 노래
macho

 

가을 나무의 노래

 


 

돌아갈 날이 바쁜 노년이라 즐겁네.
낙하하는 낙엽의 자유로운 꿈 속으로 
가슴 한 켠을 가득 채운 자녀들로 
분주한 결실의 시간을 맞이하여 즐겁네.
이제는 무거운 짐들도 푸른 꿈들마저도
훌훌 털어버리고 투명한 바람의 벗이 되고 
지혜의 연인이 되어 바람개비로 휘도는 
힘찬 생명의 물레방아 몸짓 되어 
투명한 하늘옷으로 비상하는 노년이라 즐겁네.

 


누구도 부르지 않아도 좋을 노년이라 자유롭네.
명예도 부도 막중한 책임감에도 이제는 
그만 매달리지 않아도 좋을 
탐욕도 슬픔도 잦아드니 
자녀들을 잘 키우려고 이리저리 내달리고
나를 내세우려 기웃거리지도 않아도 좋을 
한가로움이 주는 평안이 문 두드리네.
그만 상처받지 않아도 좋을 텅 빈 숲 속
하냥 헐벗은 노년이라 자유롭네.

 


버림도 기쁨이 되는 노년이라 풍요롭네.
이리 주고 저리 주고 마지막 황금 꿀단지마저 
온갖 결실의 자녀들에게 내어주고만
가을 나무로 서서 최후의 긍지만을 
승리의 깃발로 휘날리는 넘치는 기쁨.
이승의 짐보다 천상의 말씀에 더 가까이 
귀 기울일 수 있음을 기꺼워하는 
뜨겁게 가슴을 달구는 단풍으로 볼 붉히며 
신을 향해 미소짓는 수줍은 노년이라 풍요롭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