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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늙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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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요양원 인수추진위원회 설명회-왼쪽이 위원장 Dr. 김도헌

 

 

 

지난 주 토요일 한인회관엘 갔다. 요양원 때문이다. 요양원 인수추진위원회가 그간의 활동을 보고하는 행사다. 위원장인 Dr. 김도헌은 ‘축제의 자리’라고 했다. 모금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역시 우린 피가 뜨거운 민족이다. 애국에 관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350만 불은 결코 코 묻은 돈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고액의 모금을 해본 적이 있던가? 당초 우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급하면 장롱 속의 금반지도 꺼내는 게 한국인들이다.

1997년 한국에 IMF 위기가 일어났을 때는 350만의 국민들이 금붙이를 헌납해서 22억불의 외채를 갚았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자서전엔 이런 대목이 나온다.


- 백성들이 나라의 빈 곳간을 자신의 금으로 채우고 있었다. 신혼부부는 결혼반지를, 젊은 부부는 아이의 돌 반지를, 노부부는 자식들이 사준 효도 반지를 내놓았다. 운동선수들은 평생 자랑거리이며 땀의 결정체인 금메달을 내놓았다. 김수환 추기경은 추기경 취임 때 받은 십자가를 쾌척했다고 한다. 그 귀한 것을 어떻게 내놓으시냐고 주위에서 아까워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예수님은 몸을 버리셨는데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


이번 모금 중 최고액을 낸 기관과 개인은 밀알교회와 신중화씨이다. 50만 불씩 기부했으니 한인사회의 거인들이다. 특히 밀알교회의 목사님은 김 추기경을 벤치마킹했나 보다. 어떤 교회들은 해외선교에 치중한다. 굳이 케냐나 우즈베키스탄에 가지 않더라도 선교의 대상인 타인종들이 무제한 존재하는 토론토가 아닌가.


인수추진위원회는 입찰에 성공해서 요양원을 인수하게 되면 그 운영을 자선단체인 아리랑시니어센터에 위임할 예정이다. 센터의 이사회는 전문경영인을 고용해서 운영이 원활하도록 할 계획이며, 인수추진위원회는 그 과정을 감독할 책임을 진다. 센터가 요양원을 인수 후 자리가 잡히면 향후 침상 1천 개를 목표로 활동을 강화하자는 게 인추위의 비전이다.


지난 7일 온타리오 주정부는 새로운 노인복지정책을 발표했다. 


‘Aging With Confidence : Ontario’s Action Plan for Seniors.’ 번역하자면 ‘안심하고 늙어가기 : 온타리오의 노인 대책’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3년간 1억5천5백만 불을 투자하겠다는 거다. 


주 수상인 캐슬린 윈은 이렇게 말한다. “내 어머니는 89세고, 아버지는 91세다. 둘 다 집을 떠날 생각이 없으며 할 수 있는 한 서로 도우며 지내겠다고 한다.” ‘안심하고 늙어가기‘는 요양원이나 개인 집을 차별하지 않는다. 요양원을 가기 싫어하는 사람은 집에서 홈케어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1억5천5백만 불 중에는 재택 노인들의 홈케어 서비스 비용도 포함됨은 물론이다. 그리고 4년 내 요양원 침상 수를 5천 개 신설하겠단다.


아리랑시니어센터가 목표로 하는 침상 1천 개 달성의 비전에 푸른 신호등이 켜진 셈이다. 주류사회에 잘 대응해 나갈 인수추진위원들의 믿음직한 모습들을 보니까 안심하고 늙어도 될 거 같은 토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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