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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졸업을 해야지”
leehyungin

 

 

정말 싱싱하고 흠 하나 없는 새해가 밝아 나를 깨워줬다. 뭘 하라는 예시를 듬뿍 담아서 저리도 밝은 하늘빛은 놀랍도록 맑고 깨끗하게 새해를 밝혀 주었을까?


태양의 따뜻하고 밝은 빛은 온 세상의 것이라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슨 연유로 빛을 막아 서느냐고? 불만이나 투정은 언제 한번 볼 수도 없었지. 어찌하던지 간에 단 하루도 빈틈 하나 없이 여전히 이 한해 사계절을 지치지 않고 틀림없이 우리 곁을 순전히 무상으로 밝은 빛을 쏟아줄 것인데.


과연 이 새로운 한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물론 값을 보상하라고 천둥 번개나 해일과 쓰나미 같은 호통으로 엄벌을 내려칠까? 어찌 우리가 알 수 있을까? 당최 모를 일이지만 고개를 갸우뚱 반신반의 하면서 새날이라 밝아진 새해 새 아침의 새로운 다짐을 해보고 싶다.


온갖 자연의 섭리는 순전히 공짜로 넘치게 퍼부어 주고 있기에 그래서라도 뭔가는 해봐야 할 것 아닐까. 하다가 쓰러지고 비틀거리며 힘들지 몰라도 운명의 동반자는 헤아려 주시겠지 믿으면서 말이다. 


작심삼일의 반복이 될지도 모른다. 뒷간 길과 나오는 길이 완연히 다른 것처럼, 그래도 각오는 해보리라. 이제는 졸업장을 받아야지, 졸업은 새 출발의 시작이며 도전이다. 부푼 희망을 안고 미지를 개척하려는 용단과 결단의 순간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탱크의 휘발유를 다 비웠기에 이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탱크를 가득 채운 것이다. 그게 바로 졸업장의 의미를 더해 준다. 삼청교육대도 아니다. 서로 울며 통곡대학 졸업장 역시 아니다.


콩이야 팥이야, 찌그락 째그락, 아웅다웅, 티격태격, 이젠 박사학위 정도의 실력이 충천했지 않았는가. 바로 그 부부생활 통달과에서 졸업을 하자는 것이다. 졸업 후엔 알콩달콩, 오순도순, 손도 만져주고 건강에 최상이라는 마사지도 해주며, 남은 삶을 함께 하자고 정겨운 눈빛을 밝게 하리라고 다짐하고 결단해 보련다.


몇십 년을 함께 한 이불 덮고 살았는데 어찌 그리도 "맞는 게 하나도 없어?" 부부들 속상할 때 흘기는 눈빛으로 내뱉는 말이다. 못된 소갈머리 나도 너도 이미 삐뚤어 있거늘 뭐가 맞겠는가? 이미 틀어져 있기에 당연한 불평이라지만, 피가 용솟음치게 젊은 시절, 맞는 것이 넘쳐났기에 좋아했고 혼을 빼듯이 빠져들었기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한 침대에서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지 않았던가 말이다.


아들 딸 생산 과정은 마스터 키의 완벽한 작동을 확인한 위대한 선물이 아니었던가. 모두 성장해버린 자식들 훌훌 집 떠나버리고, 노친네 단둘이 호젓하게 살고 있다. 남은 세월 얼마 있다고? 내 곁을 함께하는 아내와의 미지근한 모습으로야 분명히 천지신명께 죄스럽지 않는가.


무상 공급된 자연의 배려에 허송세월, 고맙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불만으로 투정으로 반목으로 역성으로 기름과 물처럼 함께 할 줄 모르는 이해관계를 억지로 끼워 맞춰 산다면 송구스럽고 멋쩍어 면목이 없는 일임에 말해서 뭐하랴.


 아마도 말만 앞세워 하는 척 하다 말지라도, 밝아오는 새해 이제는 그럴듯한 계획 속에 보람되고 의미로운 발길, 눈길을 가슴 속으로 헤아리며 죽는 날까지 동반자인 부부 얼굴에 미소를 띄우리라.


 있을 때 잘해! 히트친 유행가 가사 일지라도 평범한 한마디가 아니다.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우리말로 교훈 중에 가훈이다. 몇장 몇절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던가?


 서로 울며 그 대학 재학생과 수석졸업생들, 지난 일들 미안했다고, 퇴색되어 가는 사랑을 부활시켜 졸업장을 우리 서로 확인하자. 그리고 나서 다정히 이 겨울에 골프여행도, 한겨울을 달래는 캐리비안 어느 곳에서 따가운 햇빛을 즐겨보자. 내 곁에 있을 때, 있을 때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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