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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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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남(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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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에 이어)

 대사는 벌떡 일어나 이태조를 보고는 냅다 소리쳤다. “이~런 고얀 놈! 감히 나를 깨우다니?” 동시에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이태조의 머리를 쳤다. 
 “아이쿠! 아야!” 그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사했다. “똥광대사님 그동안 수도 많이 하셨습니까?”
 대사라는 사람은 하얀 머리가 어깨까지 길게 자라 있고 가지런히 모아서 한얀 끈으로 질끈 묶었다. 승려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길게 기른 머리 때문이다. 
 중이라면 파계승일 것이다. 턱에는 하얀 수염이 길게 자라 있고 콧수염 그리고 눈썹마저도 하얗게 길게 자라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 
 “이놈! 도고 뭐고 어디 갔다 이제야 나타나는 거냐? 이노옴!" 
 "저도 일해야 먹고 살지요,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둘이나 있잖아요. 그건 그렇고 어떻게 몸이 공중에 떠 있었습니까? 무슨 속임수예요?”
 "쯔쯔쯧...세속에 젖은 어리석은 미물 같으니, 네가 공중부양술을 아느냐? 내가 말없는 벽과 마주하여 명상하기를 9년 동안이나 하였거늘 이미 달마의 경지를 넘어섰다"
 "공중부양술? 아 그 단전호흡으로 기를 모아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그거 말씀이세요?"
 "그래 내 가르쳐 준 행공법은 얼마나 숙련 하였느냐"

 


 "대사님! 어떻게 6분 동안에 한번 만 숨을 쉽니까? 누구든 6분 동안 숨을 쉬지 않으면 죽습니다"
 "이런 한심한... 누구든 연마하면 가능하거늘... 행공 3단계를 거치면 공중부양은 물론 투시와 유체이탈도 할 수 있도다"
 “유체이탈이요? 그럼  대사님이 유체이탈을 하신다는 말씀이세요?
 “그렇다. 나는 조금 전 달라이 라마와 만나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는데 네놈이 방해하였느니라."
 "달라이 라마님이 뭐라 하시던가요?"
 "행복은 마음에서 비롯되니 먼저 마음의 수행을 하라고 하셨다. 바로 너에게 하시는 말씀이시다. 욕심의 반대는 무욕이 아니라 만족이다. 진정으로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욕망을 채우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욕망을 버리고 현재에 만족할 줄 알면 그게 바로 행복이니라 하셨다"
 그러다가 옆에 서 있는 김 후보를 보고 정중하게 도포자락을 가다듬었다. "손님이 와 계신 줄 몰랐습니다. 소승의 무례를 용서 하소서."
 김 후보는 두 손을 합장하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웃음을 참느라고 가느다랗게 나왔다. 
 "대사님 이분이 누구신지 아세요?" 이태조가 가운데 나섰다.
 "이놈아 내가..." 대사는 말을 끊고 정색한 후에 얼굴에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정중하게 말했다.
 "소인은 이 암자에서 한 발짝도 나가 본적이 없이 세상의 연을 끊고 수도에만 전념하고 있어서 바깥세상을 모릅니다. 가끔 유체이탈을 해서 우주를 방문하고 세계의 현자들과 담소하는 일을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사는 김 후보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하였다. "소승 동구몽(洞口夢)이라 합니다. 버르장머리 없는 저 녀석이 똥광이라고 부릅니다만"

 


 김 후보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 이태조가 똥구멍이라고 부른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동구몽 대사는 볼과 입술이 붉은 색을 띠고 있어서 어린 소년의 얼굴처럼 보였다. 백발의 머리에 하얀 수염이 길게 자라 있어서 노인이라고 하지만 나이를 꼬집어 낼 수 없었다. 20대 젊은이가 머리와 수염만 하얗게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아흔이 넘은 노인이 젊어지는 영약을 먹고 젊어진 것인지 알 수 없다.

 


 심산유곡에서 기거하는 신선 같은 풍채와 노인답지 않은 꼿꼿하고 다부진 체격을 하고 있지만 키가 작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김혜숙 후보보다도 반뼘 정도 키가 작아보였다.
 "김혜숙 입니다" 김 후보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동구몽 대사의 맑고 동그란 검은 눈동자에서는 은은한 안광이 뿜어 나왔다. 대사는 김 후보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허리를 굽혀 아주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이렇게 귀하신 분을 만나 소인 영광이옵니다."
 "어머, 대사님 과찬의 말씀입니다. 저야말로 대사님을 뵙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속세의 일에 무관하고자 이곳에 묻혀 수도에만 전념하고 있으나 음양오행을 알고 천리 정도는 내다볼 줄 아옵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하얀 학이 구름위로 나르니 잠룡이 꿈틀거리는 도다. 참으로 귀한 상을 가지고 계십니다. 단군 이래 가장 고귀한 품과 형과 세를 고루 갖추신 상입니다. 수천만 중에 오직 한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상이십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상하고 이상한 일이로다"
 "무슨 말씀이세요? 똥광대사님" 이태조가 대사와 김 후보의 얼굴을 번갈아 살피며 물었다. 

 


 "지금 대선에 출마중이시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만 무엇이 이상한 일이라고 하십니까?"
 "머리에 화관을 쓰실 상이옵니다만..."
 "화관이라니요? 무슨 뜻입니까?"
 "화관은 왕비의 관입니다. 옛날 같으면 왕비가 될 귀인이십니다. 그러니 이상한 일이도다. 왕비의 관상을 갖고 대통령에 출마하셨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입니다." 
 김 후보는 웃으며 대답하였다. "제가 대통령후보라는 걸 아시고 그리 말씀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소인은 평생을 세상일에 관여치 않고 오직 수련에만 열중하여 왔습니다. 아직 성불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였으나 만물의 이치를 알고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혜안을 깨달았고, 운기행공으로 십만 리 우주 밖을 오가는 유체이탈정도는 할 수 있는 재주가 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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