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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스런 딸(고양이) 리나를 보내며
kodongwon

 

 2017년 11월 11일 토요일 오전 9시 30분경, 내 사랑스런 딸(고양이) 리나(Leena)가 우리가족과의 행복했던 추억만을 품은 채, 가슴아픈 이별을 하게 되었다. Leena는 2011년 여름에 High Kill Center(안락사 시키는 곳)에서 우연히 입양하게 되었다.


Leena는 노부부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으나, 그 노부부가 운명을 달리하여 함께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그 자식들도 나이가 많던 Leena를 받아 들이지 않아 동물보호소로 보내졌으나, 그곳에서도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없어 High Kill Center로 보내졌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와의 인연이 닿았던 것이다.


 Leena와 첫 대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낯선 환경인 우리 집에 처음 도착하자 마자, 영역 동물인 고양이 습성으로 거실 소파 밑으로 숨어들어 반나절 동안 나오지 않고 있었다. 


편의점 영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 그때까지도 소파 밑에 있던 Leena에게 눈을 깜박거리며 고양이식 눈인사를 하면서, 손을 뻗어 쓰다듬어 주고 서서히 빼니, 내 손길을 따라 소파 밑에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여, 정식으로 첫 인사를 나눈 이후, 지금까지 6년여 동안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감으로 사랑과 행복을 나누며 한 가족으로 지내왔다.


 입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전부터 지니고 있던 지병으로 추정되는데, 눈에 이상이 있어 Winsor에 있는 안과전문의를 찾아 갔고, 간간히 고양이 전문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도 하고, 2015년 1월말에는 병원에 며칠 입원하기도 하였으나, 우리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건강하게 그리고 서로에게 행복을 전하며 잘 지내왔다.


 고양이를 혐오동물로만 인식해왔던 내 편견을 없애준 너무나 고마운 녀석이다. Leena를 처음 마주할 때부터, Leena는 그냥 고양이가 아니었고 내 가족이었다. 그리고 사랑했다. 참 많이 사랑했다. Leena는 나에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의 큰 선물을 주었다. 나는 Leena를 통해 또 다른 행복을 받았던 것이다.


 일상의 삶 속에서 늘 불만이 많았던 나에게 의연함을 보여주었고, 위로와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Leena는 지쳐있는 내 곁으로 다가와 단정하고 품위있게 앉아 그윽한 눈으로 나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작은 행복에도 만족해하는 Leena로부터 참 행복을 깨닫기 시작했다. 물질적인 행복이 아닌 정신적인 행복의 의미를 더 소중히 해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은은한 나눔의 행복을 함께 했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하고 고된 편의점 운영을 하는 중에도 영업마감시간이 다가오면 Leena를 보고픈 마음에 설레기까지 했다. “Leena야~! 아빠 지금 가고 있어”


 Leena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 오후 3시경 가게 문을 잠시 닫고 병문안을 가서, 쓸어주며 Leena가 또다시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리 Leena가 갑자기 식사를 제대로 못하여 병원에 데려 갔으나, 피검사 결과 췌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른 치료제와 Urgent Care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캔 사료를 복용시켰으나 급기야 곡기를 끊으며 배에 붓기가 있는 것 같았다. 초음파 검사를 받고 나서야 수술도 불가능할 정도로 온몸에 악성종양이 퍼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Leena는 그 고통을 감내하며 평화롭게 품위있게 우리와 작별을 했다.


 Leena가 떠나기 이틀 전, 나는 Leena 옆에서 잠시 잠들었는데, Leena의 ‘그렁그렁’하는 소리에 깼다. 고양이는 기분이 좋을 때 그렁거리는 소리를 낸다. 깨보니 Leena는 그리도 고통스런 와중에 나를 향해 반듯하게 앉아서 쳐다 보며, 그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많이 아팠을텐데도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매번 그랬듯이 나에게 기쁨을 표시했던 것이다. Leena는 “자기를 받아줘서, 그리고 늘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웠고, 그간 행복했다”며 마지막 인사를 했던 것 같다. 내 딸 Leena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며 떠났다.


 Leena가 떠난 날, 세상이 허전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Leena의 마지막 의연한 모습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Leena가 실체로 보이지는 않을지언정, Leena는 늘 내 곁에 있을 것이다.”


‘사랑해~! Leena야~!’ 그동안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 네가 있어서 행복했다. 가족들도 Leena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리나~! 
엄마한테 넌 나무야.
그동안 쉼터와 셀터, 바람소리와 온갖 색깔의 선물을 주고 가는 너.
사랑해~! 아주 많이… 하늘 땅만큼.
우리 다시 만나자. 꼭…
고생했다. 우리 아기… 그래도 엄마랑 행복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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