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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 김수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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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낙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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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송향 김수잔 시

 

 

백목련 낙화 길에

 

가만 가만한

내 발소리에도 

흰 속살 덩어리가

낙화하는 목련 길에

 

 

갑자기 어디서 

온 바람일까

내 가슴을 후비며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왜 혼자 왔느냐 묻는다

하얀 달빛 어깨에 휘감고들

눈부시게 만개한 내 매무새를

몰래 훔쳐 갔었는데

 

 

아~참 그랬지

가슴이 터질듯한 정열로

소곤댔는데, 다음엔

꼭 함께 올거야

 

 

그제야 바람도 알 듯한지

돌연히 목련 가지

흔들어대니

차마 아까워 밟지도 못할

 

 

낙화하는 저 아린 하얀 꽃잎들

울 아버지 목필 닮은

단아한 기품의 그대는

다음을 기약하며

속절없이 스르르 떠나는구려

 

 

04/23/2017

만개한 백목련 거리를 혼자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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