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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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Show(예약 부도)
kimhail

No Show(예약 부도)

 

 

직원 중 한 사람이 학업을 마치고 돌아가게 되어 구인 광고를 하고 4명을 인터뷰 하기로 했다. 그 중 한 사람은 약속 시간 조금 전에 못 온다고 메시지가 왔고 한 사람은 아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마침 은행을 다녀와야 해서 문자를 보냈다. 좀 늦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뷰를 포기 할 생각인지 물었는데 분명 메시지를 읽었음에도 답이 없다.

 

자주 있는 일이다. 나머지 인터뷰에 응한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하면 되는 일이니 별로 큰 피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전화 또는 문자 한 통 하면 되는 일인데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싶다.

 

좀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좌석 예약이다. 10여명 단체 예약을 해 놓고는 나타나지 않는다. 예약을 받을 때 이름과 전화 번호를 받아 놓고 예약 시간에서 15분이 지나면 확인 전화를 하는데 틀리는 번호 이거나 받지를 않는다.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으면 그 피해가 적지 않다. 예약석을 준비하기 위해 한 시간 이전쯤부터 해당되는 테이블을 비워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빈 자리가 없어 왔던 손님이 그냥 돌아가거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예약 손님이 안 오기까지 하면 기다리던 손님에게 미안하고, 자리가 없어 되돌아간 손님만큼 손실이다. 식당에만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고 기회를 빼앗긴 다른 손님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일이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예약을 했지만 일이 생겨 못 올 수도 있고, 다른 음식을 먹으러 가고 싶어 질 수 도 있다. 적어도 30분쯤 전에 전화 한 통 주면 뭐 그리 불쾌할 일도 아니다. 특히 가게가 많이 붐비는 날에 대규모 단체 예약이 있으면 매우 불안하다. 차라리 예약 취소 전화가 오면 오히려 고맙고 안심이 된다.

 

필자야 항상 같은 메뉴의 음식을 취급하고 예약을 받았다고 해서 뭐 특별히 재료를 별도로 준비하는 일이 없으니 그저 테이블 비워 진 것만큼만 손실이지만 예약에 맞추어 음식을 준비하는 식당에서는 준비된 식재료 까지도 못쓰게 되니 그 피해가 꽤 크다 한다.

 

그런데 예약을 하고 오지 않는 이유 중에 정말 이해 못할 황당한 경우가 있다. 어떤 음식을 먹을까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너개의 식당에 동시에 예약을 해 놓는단다. 그래 놓고는 당일 날 마음이 끌리는 한 곳으로 가고 나머지 식당은 예약 취소도 없이 그냥 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몰지각하고 이기적인 행태다.

 

본래 No-Show란 용어는 항공사에서 예약을 하고 탑승하지 않는 손님을 일컷는 말로 생겨난 단어라 한다. 실제로 이런 예약 부도로 인한 피해는 항공사, 호텔, 고급 음식점 등 비교적 고가의 상품을 취급하는 업종일수록 그 손실의 규모가 크다. 해서 항공사들은 예약 시 미리 크레딧 카드 정보를 받아 두었다가 취소를 하거나 나타나지 않는 손님에게 위약금을 물리는 제도를 시행한 후 예약 부도율이 현저하게 줄었다 한다.  예약 취소금으로 물어야 하는 항공료의 10%는 내 돈 이기 때문에 아깝고 나타나지 않는 손님 때문에 항공사가 손해 보아야 하는 돈은 내 돈 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 없다는 상식 밖의 사고(思考)다.

 

내부적으로 ‘예약 시간에서 15분이 지나면 예약한 손님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하고 전화를 받지 않거나 연결이 되지 않으면 예약석에 워크인 손님을 안내한다’ 라는 원칙을 정해 놓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약 30분은 기다린다. 노쇼(No Show) 손님도 무섭지만 예약 시간이 한참 지나 나타나서는 예약을 했는데 왜 자리가 없느냐고 따지는 손님인 애프터쇼(After Show)손님도 겁이 나서다.

 

테이크 아웃에도 노쇼가 있다. 음식을 주문 해 놓고는 찾으러 오지 않는다. 예약 부도 보다 더 심각하다. 결국 만들어 놓은 음식을 그냥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80인분의 생일 파티용 테이크 아웃 주문을 이메일로 받은 적이 있다. 겁이나서 디포짓을 하라고 했더니 지금 토론토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할 수 가 없다고 한다. 아쉽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80인분의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몇 명의 직원을 아침에 보통 때 보다 일찍 출근 시켜야 하고 식재료와 포장 용기들 또한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만일 노쇼가 된다면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손님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느꼈을 수도 있고, 선의의 피해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

 

비단 식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언급한 항공편은 물론 병원, 미용실, 공연장, 심지어는 자원 봉사에 지원을 해 놓고는 당일 날 아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아 행사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요즘은 예약 문화가 일상화 되어 가고 있다. 서로 편리하자고 생겨난 제도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에 피해가 생긴다면 곤란한 일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 관광지에서 예약을 잘 지키지 않는 민족 중 하나로 한국이 수위에 올라 있다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예약, 가능한 한 지켜야 한다. 불가피하게 지킬 수 없는 사정이 생기면 사전에 취소 전화라도 한 통 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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