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289-597-8810
[email protected]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5 전체: 114,450 )
상권과 입지
kimhail

상권과 입지

 

 

기가 막히게 엉뚱한 사람이 있다. 횟집들이 즐비한 강릉 경포대 바닷가에 수제 햄버거 집을 열었다. 언제 가도 대기표를 받고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한다.

 

바닷가에 줄지어 늘어선 횟집들 간에는 엄청난 경쟁으로 서로 값이 싸다거나 양이 많다고 자랑 아닌 자랑에 문 앞에까지 나와 호객 행위까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 중 임에도 불구하고 그 한가운데에 보란 듯이 자리한 이 햄버거 집에는 연일 대기 손님들 정리에 여념이 없다 한다. 

 

나 같았으면 저런 모험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 해 본다.  한번 생각 해 보자.

 

수제 햄버거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어디에서 하면 좋을까를 고민 할 테고 그러자면 현재 성업 중인 햄버거집들을 찾아 다니며 그 상권들을 분석해 볼 것이다.

 

‘대체로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가 좋겠네’ 라고 생각할 테고, ‘수제’라는 차별화 요소가 있으니 기존 성업 중인 프랜차이즈 햄버거집 주변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가 “해변가에서 한번 해 보면 어때?”라고 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할 것 같다. ‘누가 바닷가에 햄버거를 먹으러 와? 바닷가에서는 횟집 밖에 답이 없어’ 했을 것 같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 해 보면 또 다르다.

 

‘바닷가에는 회를 좋아하는 사람만 올까?’ ‘3박4일 일정으로 바다에 가면 사흘 내내 회만 먹고 싶을까?’ 특히 아침이나 점심 한끼쯤은 좀 간단히 먹고 싶어하는 수요도 있을 듯싶다.

 

또 있다. 장어, 백숙 등 보양식 전문점들이 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행주산성 입구의 국숫집 하나는 넘치는 손님을 감당 못해 별관까지 지었지만 시간대에 관계없이 하루 종일 붐빈다 한다.

 

보통 새로이 비즈니스를 열고자 하면 제일 먼저 상권이 어떠한가 살펴 본다. 소위 상권 분석이다. 그런데 이 상권 분석이란 것이 쉽지가 않다. 또는 상권과 입지를 혼동해서 이야기 하기도 한다. 상권이 좋다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좋지 않은 상권에서 성공하는 가게도 많다.

 

좋은 상권으로 알려 진 지역은 당연히 렌트비가 비싸다. 좋은 상권이란 간단히 정리하면 유동 인구가 많고 기존의 여러 상가들이 번성하고 있는 지역을 이야기 한다.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상권과 입지다. 상권과 입지는 다르다.

 

상권은 앞에 말한 것처럼 그 지역의 전체적인 유동 인구, 배후 인구, 지형 및 지세, 그 지역에 위치한 점포들의 전체적인 영업 활성화 여부 등을 말한다.

 

반면 입지란 개별 점포가 위치한 상황을 뜻 한다.  즉, 상권내에서 점포가 앉아있는 위치, 도로 여건, 접근성, 문의 방향, 좌우 양 옆 점포의 업종 등 상권보다는 조금 더 작은 의미로 혹자는 ‘상권은 숲이요, 입지는 나무’로 비유하기도 한다.

 

상권을 살펴 볼 때는 현재뿐 아니라 과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괜찮은 상권이기는 한데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활성화 되었던 곳이라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점점 쇠퇴해 가는 상권 일수도 있으며 시쳇말로 상투 잡는 꼴을 당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대별, 주중, 주말의 유동 인구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의 지인 한 분도 유동 인구가 꽤 많은 지역에 큰 기대를 안고 식당을 열었다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가게를 접은 일이 있다. 상권을 살펴보면서 주로 주간 시간대에 유동 인구를 체크 해 보고는 길에 다니는 사람이 꽤 많은 것만 보고 계약을 했는데 실제로 가게를 열고 보니 생각처럼 잘 되지가 않았다.

 

그 지역은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으로 점심 시간대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저녁과 주말에는 텅 비어 버리는 곳으로 배후 상권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지역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상권과 좋은 입지라면 무조건 최선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그런 곳이라면 적당한 매물이 잘 나와 주지도 않을뿐더러 당연히 권리금이 비쌀테고, 렌트비 또한 부담스럽다.

 

그냥 ‘그저 그런 음식으로 유동 인구에 의존해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정도’가 목표라면 A급 상권과 입지라면 좀 안심이다. 기본만 해도 오가는 사람들 눈에 띄어 어느 정도의 매출은 만들어 질 테니까. 그러나 상품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면 조금 모험을 해 볼 수도 있다. A급지의 주 상권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서 마케팅과 상품력으로 승부를 걸어보면 일단 초기 비용인 권리금이 절약되고 렌트비 부담이 적어 가격 탄력성을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다.

 

또한 대상으로 하는 고객층이 중년 이상 또는 가족 단위 손님이라면 주차장 확보가 중요하고 젊은 학생층 이라면 대중 교통의 접근성이 중요하다.

 

모두 잘 알만한 칼국수 전문점이 있다. 결코 좋은 상권, 좋은 입지는 아닌 듯 보인다. 그러나 경쟁이 심하지 않은 아이템 선정과 탄탄한 상품력으로 오랫동안 성업 중이다.

 

즉, 주력 상품이 오가는 유동 인구에 의존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손님을 상대할 만한 아이템인가에 따라 상권과 입지를 다르게 볼 수도 있다.

 

결론은, 상권과 입지는 모두 중요하지만 무조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공식이나 정답은 없다. 

 

결국 내가 목표로 하는 타깃 고객, 내가 준비하고 있는 메뉴에 따라 다른 각도에서 살펴봐야 하는 것이 상권과 입지다. 서두에 예를 들은 수제 햄버거집은 좋은 상권 나쁜 입지에서 차별화로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겠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