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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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군에게
kimhail

 

J군에게

 

 

J 군,

 

오늘 점심 시간에 자네가 내게 던졌던 질문, “사장님, 언제쯤 제 식당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에 대한 답을 해 보고자 하네.

 

 

‘하루라도 빨리’ 가 아까의 내 대답 이었었지. 그 이야기는 만일 자네가 본인의 식당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해 나가라는 말이지, 그저 무모하고 성급하게 일을 벌이라는 말은 아니라네. .

 

 

군대를 다녀 왔으니 ‘도상 훈련’ 이라는 용어를 들어 보았겠지?

 

 

누구에게, 어떤 음식을, 어떻게 팔겠다는 가설을 세워 놓고, 그에 맞추어 여러가지 계획을 세워 보라는 이야기야.

 

 

어떤 고객층을 목표로 할 것인가? 주 메뉴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고급스런 분위기에 정중한 서비스를 제공 할 것인가? 케쥬얼한 분위기와 그에 어울리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 할 것인가… 등등 자네가 만들고자 하는 식당의 모습을 우선 상상 속에서 구체화 시켜 보게나.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상상을 하고,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는 모습도 그려 보고, 직원이 서빙을 하면서 손님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등 실제로 식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상상해 보는 거지. 그리고는 또 다른 종류의 레스토랑을 만들어 보는 거야.  자네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메뉴를 중심으로 몇 가지 서브 메뉴들을 상상 속에서 개발 해 보고, 필요하면 내게 얘기해도 좋아. 재료를  준비 해 줄 테니 점심 시간에 만들어 먹어 보자구. 그런 메뉴로 식당을 연다면 어느 위치가 좋을까 생각 해보고, 그 적합한 동네를 시간 될때마다 한번씩 둘러보기도 하고.

 

 

그렇게 몇 개의 식당을 상상속에서 만들어 봐. 그리고 그 일들이 정말 즐거울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심각하게 생각 해보는 것이 필요해.

 

 

내 생각은, 만일 자네가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식당을 하고 싶다는 것이라면 말리고 싶어. 레스토랑을 하는 목적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라면 곤란 해. 정말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데, 그런데 그게 돈까지 되어 주는 그런 일을 해야 해. 내 식당을 경영한다는 것은 음식을 잘 만든다는 것과는 또 다른 것이야.

 

 

자네가 갈 수 있는 길은 두 가지가 있지. 뛰어난 요리사가 되는 것과 식당 경영인이 되는 것. 지금의 자네라면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해 보여.

 

 

자네는 요리를 체계적으로 제대로 배웠고, 그간 적지 않은 경험과 인맥을 쌓아 왔을 테니 요리사로 성공하는 것도 어려워 보이지는 않아.  그러나 만일 경영인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또 많은 공부를 더 해야 할 걸세. 물론 학교 다닐 때 레스토랑 경영에 관한 수업도 들었겠지만 책상에서 하는 공부와 실전은 또 다르니까 실전적인 공부가 필요하겠지. 그 부분이라면 틈나는 대로 내가 공부를 도와 줄 수 도 있을 거야. 같이 가상의 식당을 하나 계약부터 오픈까지 해 보는 것도 좋겠군. 앞서 말한 도상 훈련을 한번 해 보는거야.

 

 

군대 용어 중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네. 혹시 ‘후보 계획’이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

 

 

어떤 일을 거꾸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을 ‘후보 계획’이라고 해.  군에서 공격 목표와 디데이가 정해지면 그 목표를 정해진 날짜에 공략하기 위한 계획을 디데이를 기준으로 거꾸로 세워 보는 거지. 디데이에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 언제까지 집결 해야 하는지, 보급품 등은 언제 실어 보내야 하는지, 지원군은 언제쯤 와 주어야 하는지, 첫번째 공격이 실패했을 때 2차 공격을 시도 해야 하는지, 또 그것이 가능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언제까지 미리 준비 해야 하는지 등의 계획을 디데이를 기준으로 해서 거꾸로 세워 보는 거야.  그러면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답이 나오겠지.

 

 

J군,

 

 

30대 초반의 자네가 만일 ‘35세에는 내 식당을 갖고 싶다.’ 라는 목표를 세운다면 제일 먼저 비용의 문제부터 생각 해 봐야겠구먼. 앞에 얘기한 도상 훈련을 통해 자네가 만들고 싶은 식당의 규모나 위치 등을 따져 필요한 비용을 생각 해보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한 후보 계획을 세워야 할거야.  지금 가용한 자금이 얼마인데 앞으로 5년 이내에 얼마를 만들려면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해 보고, 혹시 자네가 하고자 하는 레스토랑이 좀 특별한 것이라면 그에 맞는 공부도 필요 하겠지.

 

 

또 하나, 내가 지금 당장이라고 했던 것은, 자네가 아직은 젊으니까, 실패에 대한 후유증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 한 이야기 라네. 나이가 들어갈수록 따져야 할 것도 많고 정신적으로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거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던가, 나이 때문에 재 취업이 어려워 진다거나 하는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나이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야.

 

 

마지막으로 하나 더 충고 한다면, 절대로 무리 하지 말라는 거.

 

 

욕심 내지 말고 작게 시작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것으로 큰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하지 말고 그저 다음 도약을 위한 공부라 생각하고 작게, 그러나 도전적으로 해보았으면 좋겠어.

 

 

내가 자네라면, 아니 자네가 내 아들 이라면 실패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 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려워 보이는 좀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예산은 최소로, 자네가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에서 해 보길 권하겠네.

 

 

일단,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고민하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모습이 보기 좋구먼.

 

 

큰 꿈을 꾸어 봐. 자네가 내 나이가 되었을 때는 미슐랭 가이드 별 세개 식당의 오너 셰프가 되어 있는 꿈, 멋지지 않은가? 지금부터 한발씩 걸어 나가면 틀림없이 이룰 수 있을 거야.

 

 

그래, 꿈과 열정, 젊음, 그것 만도 큰 자산 이라네. Good Luck! M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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