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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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장사만큼 쉬운 게 없다?
kimhail

음식 장사만큼 쉬운 없다?

 

 

최근에 공교롭게도 같은 제목의 책 두권을 읽었다.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이라 불리우는 ‘우노 다카기’가 쓴 ‘장사의 신’과 한국의 유명 외식업 컨설턴트 ‘김유진’이 쓴 ‘한국형 장사의 신’이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책의 시작이 비슷하다. ‘음식 장사만큼 쉬운 게 없다’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일본판 ‘장사의 신’은 ‘토마토를 자를 수 있으면 밥집을 열 수 있고, 병 뚜겅을 딸 수 있으면 술집을 할 수 있다’ 로 프롤로그를 엮어가고 있고, 한국판 ‘장사의 신’은 ‘장사만큼 쉬운 건 없다’로 첫 번째 파트를 시작한다.

 

 

 

 

20여 년 전쯤 극한 가정 환경과 가난 속에서 서울대 법대에 수석 합격한 사람이 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때와 같은 충격(이라기 보다는 열 받음이 더 적합한 표현일 것 같다) 을 받았다. 당시 제목 만 보고도 저자가 앞에 있으면 한대 치고 싶을 만큼 제목이 도발적이었고 괘씸(?)했다. 그 지긋 지긋한 공부가 가장 쉽다니? ‘공부 좀 잘 한다고 우쭐대고 싶은 거야?’ 하는 마음이었다. 두권의 ‘장사의 신’을 접한 소감 또한 그때와 대동 소이하다.

 

 

다른 저자들이 쓴 책에서는 ‘새로 창업하는 식당의 60%가 1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 ‘경험 없이 시작하는 음식 장사는 백전 백패다’ 둥 온통 겁주기 일색인데 음식 장사만큼 쉬운게 없다니?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가물가물 하지만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에서는 아마도 공부 이외의 시간은 험한 육체 노동들이었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쉬웠다 라는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의 비법은  ‘그저 외우면 된다. 몽땅 암기해라’ 였던 것 같다. 참 쉽다.  생각 해 보면 그렇다. 가만히 앉아 책 들여다보고 외우고 또 외우라는데 그 만큼 쉬운게 어디 있을까?  키가 크던 작던, 힘이 세던 약하던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저 책 들고 외우고, 안 외워진 것은 다시 외우고, 다 암기했으면 또 다른 것 암기하고……  그런데 다른 사람은 왜 그토록 쉬운 공부를 힘들어 하고 못하는 걸까? 그걸 몰라서 못하는 걸까? 당연히 공부 열심히 하면 공부 잘한다. 논리적으로, 이론상 그렇다는 거다.   그런데 그 ‘열심히’하는 것, 남보다 ‘많이 하는 것’ 그게 쉽지 않은 거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생겨난다.

 

 

음식 장사도 마찬가지이다. 잘 안되는 식당에 가 보면 음식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한두 가지 안되는 이유가 보인다. 음식 맛이 없다. 불친절하다. 가게가 지저분하다. 비싸다. 양이 적다. 등등…., 왜 음식 장사를 이렇게 할까? 이건 좀 이렇게 하면 좋을 텐데… 다 보인다.  그런데 그건 훈수꾼, 관찰자의 입장이다. 실전은 다르다. 부모님들이 보기엔 그렇게 쉬울 공부를 안(못)하는 자녀가 이해가 안되지만, 자녀에게는 제일 하기 싫고 힘든 것이 공부 이듯 음식 장사도 훈수와 실전은 다르다. 당연하고 쉬워 보이는 일인데도 그게 또 막상 직접 하려면 안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생긴다.  큰 이유 중 첫째는 비용의 문제이고 둘째는 시간의 문제이며, 두가지 다 절대로 손쉽게 해결 될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비용과 시간 이외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보자. ‘정보’다. ‘정보’는 시간과 돈을 줄여 주는 도구이다. 정보를 얻는 길은 다양하다.  책에서 얻을 수도 있고 인터넷을 뒤지는 수고를 조금만 해주면 정말 엄청난 정보들을 무상으로 얻을 수 있다. 최고의 셰프가 갖은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한 레시피를 공짜로 얻을 수 있고,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수백불 이상 지불해야 하는 메뉴북 디자인을 단돈 10불에 해결 하는 방법도 있다. 책 읽을 시간이 없고 인터넷은 할 줄을 모른다면 하다못해 다른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하면서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직원들과 손님들의 표정도 살펴보고, 음식 그릇들도 만져보고, 어떤 재료들이 들어갔는지 뒤적여 보는 것도 정보를 얻는 행위이다. 다른 가게의 테이크아웃 메뉴 한 장에도 얻어 올 수 있는 많은 정보가 있다.

 

 

경영자의 많은 어려운 일들, 아니 비단 식당 경영뿐 아니라 세상의 많은 어려운 일들은 돈으로 해결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돈이란 것은 안타깝게도 내가 필요한 만큼 무한정 가져다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자금이 달리면 그 대안으로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 또한 무한재는 아니다. 누구에게나 하루에 24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돈이 없으면 과감하게 시간을 투자 해야 한다. 남들 자는 시간에 자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주어진 24시간을 남들과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돈도, 시간도 만들어 낼 수 없다면 다음 대안은 정보다.  정보를 최대한 끌어 모으고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땀흘려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매상이 늘지 않는다. 본인이 생각 해봐도 메뉴가 너무 진부하다.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그저 그런 메뉴에 그렇다고 다른 집보다 특별히 맛이 뛰어나지도 않다. 게다가 지난 수년간 이렇다 할 새로운 메뉴를 출시하지도 못했다.  기존 음식을 업그레이드 하여 남들과 차별화 하거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돈이 있다면 뛰어난 요리 전문가에게 의뢰해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돈을 지불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 해 볼 수 있다. 그럴 여력이 없다면 한 일주일쯤 가게 문을 닫고 직접 메뉴 개발에 그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 효자 메뉴 하나가 가게의 흥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라면 다음은 정보다. 하다못해 요즘 유행하는 요리/먹방 이라도 들여다보면 수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순두부 찌개에 굴소스 조금, 김치찌개에 토마토 캐챱 한 스푼, 부대찌개에 분유 한 스푼만 넣어도 맛이 확 달라진다는 실전 고수의 팁도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었다. 유튜브에 ‘요리’라는 검색어로 찾아보면 일년을 봐도 다 못 볼 만큼 수많은 요리 동영상이 나온다. 구글에 ‘레시피’라는 키워드를 입력 해 보니 자그마치 삼천만 개의 정보가 검색된다.

 

 

그래서 ‘장사의 신’ 필자들이 ‘음식 장사 참 쉬워요’하는가 보다. 돈, 사간, 정보 이 셋 중 하나에 확실히 투자하면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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