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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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조정을 위한 워크샵(2)
kimhail

메뉴 조정을 위한 워크샵(2)

 

가게를 시작 한지 일년 남짓 지난 지금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같이 돌아보고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민 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지난 일요일 직원들과 간단한 워크샵 시간을 가졌다.

 

 

미처 내가 파악하고 있지 못한 우리 음식 및 가격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나 불만, 직원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개선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 보고, 바빠 질 9월 이후에 대비하여 메뉴 정비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자 했다.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가게에 나와 있으니 특별히 상황 파악이 안될 일도 없었고, 현재 우리의 메뉴나 가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안정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사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 적으로 ‘내가 여태 이런 것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나’ 할 정도의 뜻밖의 이야기들이 나왔고 긴 시간 고민 해야 할 많은 숙제들을 떠 안았다.

 

 

우선 ‘고객은 역시 꼼꼼하고 현명하다’라는 점을 크게 느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우리 메뉴상의 약점 또는 불합리한 빈틈을 고객은 정확히 찾아내고 있었다.  예를 들면 볶음 라면에 해물을 추가하는 것 보다 매운 해물 볶음 라면을 안 맵게 주문하는 것이 $2 저렴하다는 것을 찾아내는 손님도 있고, 마치 나의 원가 관리 파일을 들여다 보는 듯 가성비가 좋은 음식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그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새삼 느꼈다.  특정 민족이 매운 음식을 더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백인 혹은 흑인들은 매운 것을 못 먹을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이었고, 한국의 떡은 식감이 생소해 외국인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편견이었다. 흑인 손님이 우리도 매워서 못 먹는 Extra Spicy level 보다 더 맵게 해 달라고 주문을 하기도 하고, 라면에 떡을 추가해 달라거나 에피타이저 메뉴의 떡 튀김을 주문하는 백인 손님도 많다.

 

 

메뉴 구성과 가격 조정을 위해 그림과 같이 간단히 메뉴 엔지니어링을 해 보았다. 사실 제대로 하려면 카테고리 별로 모든 아이템을 펼쳐 보아야 하지만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 카테고리 단위로 도표를 만들어 보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찾아 보았다. (매출액 및 특정 메뉴의 표기를 XXX또는 $$$로 표기한 것에 대한 독자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유인메뉴(Loss Leader)로 개발한 XXX라는 메뉴가 기대 이상의 선방을 하면서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나 재료비가 지속적으로 올라 수익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어 9월 이전에 가격 인상을 해야 할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전체적으로 매상이 안정권에 들어가 있으니 수익율과 판매량이 모두 HIGH로 갈 수 있는 다소 실험적인 새로운 메뉴 개발에의 필요성을 발견했다.

 

 

또한 콤보 메뉴는 그 역할을 다 하고 있지 못하므로 수익율 보다는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조합을 고민 해 보기로 했다. 수익율이 좋으나 판매량이 많지 않은 에피타이저 메뉴는 다음 메뉴북 제작 시 좀더 눈에 띄는 위치에 사진과 함께 한페이지 전체를 할애하여 고객의 관심을 더 끌어 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디저트로는 아이스크림 한가지만 취급하고 있는데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아이템 이므로 좀 더 색다르게 다른 집들과 차별화 되도록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새로운 디저트 메뉴를 개발 해 보겠다는 주방 직원의 의욕적인 제안과,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료와 맥주 종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필자는 가능하면 일주일에 한번은 외식을 하면서 다른 식당들을 벤치마킹하고 요식업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젊은 직원들만큼 자주 다니지도 못하며 우리집의 주 고객층인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지 못한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요즘 유행하는 특이한 메뉴, 음료, 주류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작지 않은 성과였다.  인근의 꽤 잘되는 식당 한곳을 지정하여 모든 직원이 꼭 한번씩 가 보고 그 집의 성공 요소가 무엇인지 각자의 시각으로 보고 오라는 숙제도 주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았으나 가장 큰 소득은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우리 직원들이 얼마나 큰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본인들의 일터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며, 모두 한마음으로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았다.

급하게 계획하는 바람에 전 직원이 참석하지 못했고,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방식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미룬 사항들이 더러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이틀쯤 가게문을 닫고 어디 카티지라도 빌려 모든 직원이 함께 모여 소속감도 고취 시키고, 창의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들도 모아보면서 다 같이 스트레스도 풀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밤새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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