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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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설거지, 영업용 설거지
kimhail

가정용 설거지, 영업용 설거지

 

 

우선 지난주 칼럼에서 언급한 FACEBOOK 광고에 대한 결과를 먼저 이야기 해야겠다.

사진에서 보듯 일주일 동안 광고비로 $100이 소요되었고, 31,400명에게 광고가 나갔으니 건당 0.3센트를 지불 한 셈이다. 광고를 보고 서너 그룹만 찾아 주어도 광고비는 빠지는 셈이니 매우 저렴하게 광고를 했다. 그 광고가 실제로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계산 할 도리가 없으나 광고에 댓글로 가겠다고 한 사람도 있고 LIKE를 누른 사람도 있으며, 어떤 손님은 들어오자 마자 ‘너희 맥주 스페셜 한다며?’하는 손님도 있는 것으로 미루어 투자 이상의 효과를 본 것만은 틀림없다.

 

 

직원들과 다 같이 모여 점심 식사를 하는데 주방에 새로 온 직원이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식당의 이야기를 한다. “저는 거기서 일한 이후로 절대로 그 집에 가지 않아요” 한다.  얘기를 들어 보니 너무 더럽다는 것이다. 야채는 씻지도 않고 쓰고, 설거지는 그저 물에 담갔다 꺼낸다고 한다. 좀 당황스러웠다.  “ 이 사람아, 당신이 그 주방에서 일한 사람이잖아. 결국 당신이 일을 엉터리로 했다는 얘기구먼”

 

 

나는 주방에 디시워셔로 일 할 사람을 채용하면 첫날 반드시 당부하는 말이 있다.  “우리 집은 영업용 설거지가 아니고 가정용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 

 

 

그 말의 유래는 이렇다.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 경력이 좀 있는 사람을 디시워셔로 채용 한 적이 있었다. 집사람이 그 사람 설거지 하는 것을 보니 너무 엉터리였다. 식당용 개수대는 보통 3구로 되어 있고 제일 왼쪽은 그릇에 묻은 찌꺼기를 털어 내고 애벌 닦는 용도, 가운데는 물을 좀 받아 두고 세제를 풀어 두며, 제일 오른쪽은 헹굼의 용도로 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설거지를 하는 것을 보니 세제 물 통이 완전 시커먼 구정물 이었고, 그저 한번 담갔다가 건져서 헹굼 통에 받아 진 물에 넣었다 꺼내는 것이 다였다. 기겁을 한 집사람이 무슨 설거지를 그렇게 하느냐고 하니까 대답이 기가 막혔다. “사모님 보다 제가 음식점에서 더 많이 일해 보았잖아요, 원래 영업하는 집에서는 이렇게 하는 거예요” 한다. 기가 막힌 집사람이  ‘세제 물은 하루 네 번 갈아라. 마지막 헹굼은 반드시 물을 틀어 놓고 흐르는 물에 하나씩 닦아라.’ 라는 규칙을 정해 주었다.   며칠 후 보니 그 사람이 또 엉터리로 하고 있기에 한 소리 했다. “다른 집은 어떻게 하든 여기서는 집에서 하듯 하세요. 이 그릇으로 손님뿐 아니라 직원들도 먹고 내 자식들도 와서 먹잖아요?”  했더니 바로 상소리를 내 밷고는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며 앞치마 풀어 던지고 가 버렸다.

 

 

우리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본인들의 근무가 없는 날 친구나 가족과 식사를 하러 자주 우리 집에 온다.  고마운 일이다.  매상을 올려 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고 인정 해주는 것이 고맙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을 만큼 우리 음식의 맛과 청결을 인정 해 주는 것이 고맙다.

 

 

직원들은 또 다른 홍보 요원이다. 일하는 곳의 실상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직원들에게 “밖에 나가서 우리 집 주방이 비 위생적이라는 얘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아라” 한들 직원들이 그 말을 따르겠는가?  오히려 직원들을 통해 나쁜 소문이 퍼져 나가고, 직접 그 집에서 일하는 또는 일했던 사람의 이야기 이니 그 말의 신뢰도는 매우 높아진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이미 그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인 몇 명에게 ‘우리 집에서 일하는 직원이 과거에 xx식당에서 일했었는데 그 집은 손님이 남긴 반찬을 …….., 주방에는 바퀴벌레가 …….’라고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다.

 

 

필자가 아직 연륜이 일천하여 ‘반드시 성공하는 비결’ 같은 노하우는 갖지 못했지만 ‘반드시 망하는 확실한 비법’은 깨우쳤다.  이 중 세가지만 확실하게 하면 틀림없이 망한다.  그래도 망하지 않는다면 필자가 직접 가서 망하도록 도와 줄 용의도 있다.

 

 

. 문 열고 닫는 시간은 사장 맘대로.

. 화장실에서는 강한 암모니아 냄새와 함께 몇 간 안 남은 화장지, 손 닦을 페이퍼 타월도 없다.

. 테이블과 그릇들은 기름기가 덜 닦여 끈적끈적

. 종업원은 내가 돈 주고 부리는 사람이니까 내 기분대로 막 대해도 됨

. 손님 상에 나갔던 반찬, 그냥 버리는 건 환경을 위해서도 안 좋으니 재활용

. 식재료 가격이 올랐으니 양을 좀 줄여. 아니면 아예 비싼것은 빼 버려

. 두 사람이 일인 분만 시키면 안되지, 나는 뭐 땅 파서 장사하나……

. 어, 손님이 음식을 남기네?  양을 좀 줄여도 되겠다.

. 바쁜데 설거지하느라고 시간 보내지 말고 대충 음식 찌꺼기나 닦아 내

. 홍보? 마케팅? 그딴 거는 대기업이나 하는 거지, 조그만 식당에서 무슨…

. 나는 사장이니까 출퇴근도 내 마음대로, 돈 필요하면 그냥 카운터에서 가져가면 되고…

 

 

 

특히 화장실의 청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기는 그만두고라도 적어도 악취는 나지 말아야 하며 물비누, 손을 말리는 전기 드라이어나 손을 씻고 물기를 닦을 수 있는 페이퍼 타월, 여분의 화장지 등을 비치하고, 거울이나 타일의 얼룩을 수시로 점검하고 특히 바닥의 물기에 손님이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가글, 면봉, 탈취제, 헨드 크림 등을 비치 하는 것도 손님의 만족도를 높여 주는 일이다. 요즘은 여자 화장실에 여성용품을 비치 해 두는 식당도 늘고 있다. 특별한 경우 아니고는 손님이 주방을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을 테니 손님은 테이블이나 화장실의 청결 상태로 주방의 청결을 미루어 짐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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