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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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식당을 만드는 마법(魔法)
kimhail

 

대박 식당을 만드는 마법(魔法)

 

 

수리수리마하수리 아부라카다브라 컨푼도 제미니오 얍! 됐다, 호그와트에서 해리포터와 함께 수련하며 익혔던 내 마법이 아직 통한다.

 

 가게 앞을 지나던 모든 사람들이 나의 신묘한 마법에 걸려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우리 집으로 들어온다. 자리에 앉아서도 초점 없는 눈으로 제일 비싼 음식을 주문한다. 자리가 없다는데도 대기 줄은 끝도 없이 늘어나고 서서라도 먹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마법을 하나쯤 알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사실 그 마법을 알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단지 마법의 주문을 입으로 외울 수 있을 뿐, 아직 수련이 부족하여 그 마법을 통하게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한 살 때 부모를 잃고 이모네 집에서 온갖 구박과 학대, 멸시를 당하다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들어가 최고의 마법사가 된 해리포터, 수많은 어둠의 마법사들을 싸워 물리친 그의 능력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수없이 많은 죽을 고비들을 넘기고, 혹독한 훈련을 거쳐 완성되었을 뿐 아니라 타고난 착하고 정의로운 심성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있었다.

 

 마법의 주문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해리포터가 지팡이를 흔들며 내뱉는 것처럼 컨푼도(Confundo, 상대방이 혼돈 상태가 되어 사소한 명령들에 생각 없이 따르게 하는 주문), 제미니오(Geminio, 사물을 복제하는 주문)를 외우면 된다. ‘컨푼도’의 주문을 걸어 지나는 사람들을 모두 우리집으로 끌어들이고,  ‘제미니오’ 주문으로 음식을 마구 복제해 내면 대박? 그거 별거 아니게 된다.

 

 주문 그 자체는 마법 교과서에 다 나와 있으니 주문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문을 외우는 일이 문제가 아니고 그 주문을 통하게 하는 실력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 마법사 가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해리포터도 마법을 익히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한다. 헤르미온느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고 덤블도어 교수의 도움도 받는 등 약간의 운도 따라 주었다.

 

 자, 이제 우리도 마법 수련의 길로 들어가 보자. 첫 번째 수련 과제는 맷집과 끈기를 기르는 일이다.

 

 마법사의 천재적 DNA를 가지고 태어난 해리포터 조차도 마법사로서는 그저 평지를 걷는 것처럼 쉬운 일인 빗자루 타고 나르는 것을 배우는 데에도 엄청난 고생을 한다. 좌우 중심을 못 잡아 빗자루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좀 올라가는 듯 하다가 꼬꾸라져 상처를 입는 일도 다반사로 겪는다.

 

 매상이 좀 떨어진다고,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고 좌절하거나 주저않지 않고 끈기있게 기다리는 일, 그냥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짓는 것이 아니고 해 볼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해 보며 때가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때 맷집이 생기고 노하우가 생긴다.

 

 돌이켜 보면 식당을 오픈하고 적정 매출에 도달하는 시간까지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식당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일들을 배운 것 같다. 보통 실패한 사람들도 최선을 다했다 한다. 그랬을 것이다. 최선을 다했겠지. 그러나 거기까지는 누구나 한다. 남다른 노력이 아니라 그저 남들만큼 한 거다.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 그때부터가 진짜 노력이다.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 거기서 주저앉는 것과 한걸음 더 내딛는 것, 그것이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두 번째는 욕심을 버리는 수련이다. 손님을 돈으로 보지 않고 진정으로 내가 대접해야 할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인식하는 일, 장사꾼의 흔적을 얼굴, 표정에서 빼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니, 아주 마음에서 조차 지워버리는 수련을 하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해리포터가 살아 움직이는 미로를 빠져 나왔던 것보다 더 어려운지도 모른다.

 

 얼마 전 식사를 하던 한 손님이 자리에서 쓰러져 발작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911에 전화를 하고 앰블런스가 오고 난리도 아니었다. 환자는 앰블런스에 실리고 모두 우왕좌왕 하는 와중에 일행 중 한 사람이 다시 뛰어와 계산을 하겠다고 계산서를 달라는데 됐다고, 그냥 빨리 따라가 보라고 했다.

 

 그 일행의 말에 의하면 주기적으로 그런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하니 음식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계산한다고 붙잡고 있을 수는 없어서 그냥 가라고 했다. 음식은 거의 다 먹었고 음식의 문제도 아니었으니 돈을 받아도 됐겠지만 그 경황 중에 야박하게 돈 챙기는 모습을 직원들이나 다른 손님들에게 보이는 것이 좀 속돼 보이는 것 같아 그냥 가라 했다.

 

 백여 불 되는 돈인데 사실 지금도 아까운 생각이 들기는 한다. 아마도 친구나 가까운 지인이었다면 돈 아까운 생각보다는 그 분의 안위가 더 걱정이 되었을 텐데 장사꾼 아니랄까봐 슬그머니 돈 아까운 생각이 고개를 든다. 아닌 척 하기는 쉽지만 진짜로 아니기는 어렵다. 아직 수련이 부족한 탓이다.

 

 다음은 ‘귀찮음’을 극복하는 훈련이다. 사실 어찌 보면 이것이 제일 중요하면서 어려운 훈련인지도 모르겠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마음의 훈련’이기 때문이다. 하긴 해야 되는데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 또한 하면 더 좋은데 안해도 뭐 별로 티 안 날것 같은 일들, 그런 것들이 쌓이면 자포자기하게 되고 여태 그럭저럭 지나갔는데 뭐 안해도 되겠네 하는 마음이 되어 버린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 수련 과정이야 말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며, 이 싸움은 끝도 없어 매우 지난하고 힘들다. 그러나 반드시 이 싸움에서 이겨내야 속으로 중얼거리는 ‘컨푼도’, ‘제미니오’가 통하고 해리포터 급의 마법사가 되어 내 가게를 대박 가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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