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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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으로 성경을 읽다-우리가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4)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기독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간은 본래 악한 것이고 누구나 하나님 앞에 죄를 지은 것이므로 그러한 악함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계명으로 억제하도록 하는 동시 죄인으로 하나님의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이미 선악과를 따먹고 눈이 밝아진 아담과 이브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이 하나님을 보고 자신들을 볼 때의 신념이다. 그러나 제2의 아담으로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이 아담을 지으신 본래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가르침은 인간의 생각과 말을 떠나있다. 그러므로 어둠에 속한 인간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은 인간의 말과 생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깨달음으로 체득하여 할 화두(話頭) 또는 공안(公案)이 된다. 


아담과 아담의 후손들의 역사를 적은 구약성경에 무게를 두면 기독교가 하나님을 신으로 제물을 바치며 빌고 섬기는 것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타력종교(他力宗敎)가 되지만 신약성경에 무게는 두게 되면 스스로 자신의 성전으로서의 본질,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로서의 본질을 깨달음으로서 구원에 이르는 자력종교(自力宗敎)가 된다.


인간은 가만히 있어도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한 제물이 되어 인간이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이 걸어가신 골고다의 그 고통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이 기독교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사람은 누구나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 하나님은 포도원을 가꾸시는 농부”다. 이것은 장차 그렇게 될 미래가 아니라 태초로부터 그렇게 되어있다. 인간이 실은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면서도 그것을 “아니라”고 고집하고 있는 것이 지금 인간의 현주소다. 그러한 “억지의 생각”만 놓으면 바로 그 ‘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 


인간의 선택은 생로병사로 한정된 자신으로 계속 머물 것인가, 아니면 생로병사라는 한계로부터 떠나있는, 영생의 자신인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자신으로 남을 것인가 이다. 

 

9. 불립문자, 교외별전 


하나님은 금지된, 선악과를 따먹고 눈이 밝아진 아담과 이브를 에덴으로부터 쫓아내고 그들에게 고통과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하셨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사람들이 교활한 생각으로 하나님을 시험하거나 대적하려 했을 때, 때로는 홍수로, 때로는 불로 그들에게 벌을 내리셨다. 


그런데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은 바로 아담과 이브로 하여금 낙원을 잃게 한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을 바탕으로 기록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눈이 밝아지지 않았더라면 성경이 있을 수도 없고, 또한 성경을 기록한 인간의 말과 문자도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모세를 통하여 내리신 십계명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바로 그런 지식, 관념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에덴을 잃게 한 바로 그 인간의 생각과 말로 성경을 읽고 있고, 또한 선악이라는 관념으로 계명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인간의 생각이나 말이나 문자는 인간이 살아온 역사나 사회전통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이다. 인간의 생각이나 말은 근본적으로 성경에서 성도를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지체나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로 보는 유기체관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각과 말이 개입되면 실은 성도가 그리스도의 지체이고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면서도 그것을 부인하게 되는 허상을 만든다. 인간의 생각이나 말이 개입되면 인간은 진실을 진실로 볼 수 없게 된다.


사람의 인지구조(認知構造)가 그렇게 되어 있다. 바울 사도가 지적한 것처럼 사람의 귀나 발이 실은 몸에 붙어있으면서도 그것을 부인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인간의 지식이며 논리다. 사람이 생각을 일으키는 순간 모든 것은 자타나 내외로 분리되고 만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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