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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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으로 성경을 읽다-인간의 본질(12)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그것은, 인간이 실제 우주에 속하여 있는 부분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무지의 상태에서 인간에게 그 허망한 잠을 깨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구원이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온다. 


달마 대사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란 말로 도에 바로 들어가는 방법을 설하셨다. 예수님이 새로운 계명으로 내려 주신, “하나님을 신령과 진리로 섬기고,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도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다.


직지인심이란 자신의 마음 그 자체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직시하는 것이고, 견성성불이란 그러한 망심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본심을 보아 모든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나 불교 모두 인간의 지식이 일즉다, 다즉일의 유기체 관계에 있게 되어있는 본심을 방해한다고 보는 것이므로 양자 간의 방법이 그렇게 일치된다고 하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


구원의 길은 “거듭 남”에 있다. 그러나 “거듭 남”이란 쉬운 과제가 아니다. 예수님이 “거듭 남”을 언급했을 때 제자들까지도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죽었다가 부활하심으로 “거듭 남”의 진의를 그들은 비로써 깨닫게 되었다. 


구름과 같은 망심이 제거됨으로써 해와 같은 본심이 환하게 들어난다. 그것이 곧 하나님을 신령과 진리로 섬기고, 이웃을 자기의 몸과 같이 사랑하는 방법이 된다. 


구원의 길은 한 길밖에 없다. 인간이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로서의 본심을 되찾는데 있다. 그것은 기독교나 불교나 과학에서까지도 동일하다. 성경의 본의도 유기체관에 있고, 불경의 본의도 유기체관에 있고, 과학 역시 유기체관이다.


유기체관은 물리학이나 화학에서와 같은 인과의 법칙이고, 연합의 법칙이고, 사랑의 법칙이고, 자비의 법칙이고, 생명의 법칙이다. 


“거듭 남”이란 자기의 몸을 “도적의 소굴”로 만들고 있는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은 마음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고, 성령으로 생명을 얻게 된, 본심이 작동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위계적 단계가 필요하다. 첫째의 단계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 경로를 통하여 만들어졌는지를 발견하는 동시에 그 마음을 동일한 경로를 통하여 쫓아내는 방법으로, “선한 생각으로 악한 생각을 통제”하는 인지-행동적 방법이다. 둘째의 단계는 생각 그 자체를 차단하는, 행동적 방법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미 지식이나 논리로 오염된 눈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선 이 눈으로 성령이 무엇이며, 진리가 무엇이며, 이웃을 자기의 몸처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또한 그렇게 노력하는 동시에, 어느 순간에 와서는 그러한 의도조차 없이도 자신의 본심으로 그러한 행동이 자동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 도달하게 한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그 두 과정에 비교하면 전자는 구약성경의 내용이 되고, 후자는 신약성경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본의다. 자기의 몸이 성전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생각이 그 안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기독교에서는 구원의 길이 무엇인가를 묘사하는 방법으로 탕자의 비유가 있고 또한 죤 번(John Burn)이 쓴 “천로역정”도 있다. 불교에서도 심우도라 하여, 사람이 망심에 의하여 잃어버린 본심을 되찾는 과정을 소를 잃어버린 사람이 소를 찾는 과정에 비교하여, 열 가지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불교는 기독교에 비하여 본심을 되찾는 방법에 관한 한 더욱 구체적이고 분석적이다. 기독교 신행의 목적 역시 동일한 견성에 있는 것이므로 불교의 수행방법을 특히 적용한다는 것 역시 기독교 교리와 어긋날 수 없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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