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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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으로 성서(聖書)를 읽다(18)-“우리가 지금 에덴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면. ”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이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선악이란 분별이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소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러한 분별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에서 수용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는, 자타나 내외나 선악이나 미추나 귀천으로 분별될 수 없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는 하늘과 땅이 따로 있고, 밤과 낮이 따로 있고, 바다와 육지가 따로 있고, 남자와 여자가 따로 있는, 그래서 모든 것이 자타나 선악이라는, 흑백으로 나누어 질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는 일원(一元)의 세계로서, 하늘이 있고 땅이 있으나 그 모든 것은 인간의 몸이 무진장의 세포들로 구성되어있고 또한 각각의 세포 안에 개인 전체를 대표하는 DNA가 들어 있는 것과 같은, 무진장의 분자들로 세분될 수 있고, 또한 무진장의 분자들로 우주가 이루어지는, 일즉다(一卽多), 다즉일(多卽一)의 통합적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 속에 “네가 있고 내가 있다”는 분별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러한 하나님의 나라에 일부 또는 지체로 속해 있는 인간에게 자타나 내외나 선악이라는 분별적 관념을 가진다거나 그러한 생각을 낸다는 것은 마치 손이나 발이 몸에 붙어있으면서도 “몸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이다. 


 창조주의 모습 그대로 지음을 받았고 창조주 하나님의 숨을 쉬게 됨으로서 생명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와 통합적 관계에서 자신이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이 자신 안에 거하게 되는 성전으로, 하나님의 뜻과 법이 자신의 뜻과 법이 되는, 동체로서의 완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본성으로 구비하고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사실 우리의 몸은 흙으로 대표되는 물질에 속한 것으로서 우주자연에 속한 원소들에 의한 신진대사 없이는 생명의 유지가 불가능하게 되어 있으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우주의 물리학적 화학적 통제하에 있게 되어 있다. 우리의 행동 역시 A(자극)-B(반응)-C(결과)라는 물리학적 화학적 공식에 따라 학습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고 또한 없어지기도 한다. 


 사실 우리 나름대로 경험하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또한 느끼게 됨으로서 가상적으로 형성된 마음이나 생각이란 것은 오히려 인간이 우주에 속한 부분 또는 지체로서 본성으로 가지게 되어 있는 자연지와 근본지를 방해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마치 정신분열증 환자가 망상을 현실로 착각하게 됨으로서 현실에 적응하기 어렵게 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 누구나 정신분열증 환자에 속한다. 그것이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은 결과로 얻게 된 문제다. 


 바울 사도는 성도(聖徒)를 교회라고 하는 그리스도의 몸에 붙은 지체라고 정의한다. 이 말씀은 성도라고 하는 것이 따로 있어서 그리스도의 몸에 붙은 지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본래 성전인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사람이 성도가 되는 것이다. 


 인간의 몸을 성전이라 하거나 성도를 ‘예수’라는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가 인간의 몸과 같은 유기체임을 바로 지적하는 것이다. 


 “하나님”이니 “예수”니 “포도나무”니 하는 것 역시 인간이 임의로 붙인 명칭에 불과한 것이므로 자신이 성전이 되고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가 되면 “성도”라는 관념도 없이 성도가 되고, “가지”라는 관념도 없이 가지가 된다. 모든 것은 무아로 공으로 하나가 된다. 


 인간의 육체는 물질로 되어있는 것이므로 물질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이 물질인 자신의 몸에 집착되어 생각이 거기에만 머물러 있게 되면, 역설적으로 자신이 몸으로 알게 되어 있는, ‘모든 것을 아는 지혜’, 본심으로서의 일체지(一切智)를 잃게 된다. 그것을 우주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지체들로 속한 자연사물들이 본심으로 가진 지혜다. 


 인간은 누구나 성령으로 가정이나 교회나 사회라는 유기체에 속한 지체들로 한 몸을 이루고 있고 또한 동일한 성령을 숨 쉬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성도와 성도 아님의 차이란 자신이 이미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임을 머리로서 안다고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하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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