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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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으로 성서(聖書)를 읽다(16)-“우리가 지금 에덴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면...”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성도가 진실한 모습의 성도로서 자신이 성전이 되고 예수님의 몸에 붙은 지체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담의 망심에 속하는 지금의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본래의 깨끗한 마음, 빈 마음,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아담과 이브의 실수는 본래 완전한 자신을 “긁어 부스럼”과 같이 스스로 흠이 나게 한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선악이라는 분별로 계속 자신과 이웃을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 선악이라는 분별심으로 상대를 정죄하고 있으며 계속 자신을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괴롭히고 있다. 


 본래의 자신의 모습 그대로 놓아두기만 하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되게 되어 있는 것을, 예를 들어 괜히 생각을 일으켜 스스로 미신을 만들고 있고, 괜히 생각을 일으켜 지금 여기가 천국인데도 지옥을 만든다. 사람이 생각만 일으키지 않으면 본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이 인간을 위하여 예비하신 나라 안에서 온전한 기쁨을 맛보며 살 수 있게 되어있다.


 “더럽히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은 무위(無爲)를 말하는 것으로 어떤 ‘인위적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자신들도 하나님처럼 전지전능한 신이 되어보겠다는 생각을 일으켜 선악과를 따먹게 된 것과 같은 행동이 곧 “억지로 애씀”이나 “인위적 노력”이다. 이것이야 말로 “긁어 부스럼”이다. 


 수렁에 빠진 사람이 억지로 애쓰면 애쓸수록 더 깊이 빠지고 된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인간 자신의 본래모습을 되찾는 방법 역시 억지로 애쓰지 않음에 있다. 그렇게 하면 인간 자신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아담의 본심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예수님은 무념행(無念行)을 가르치신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 것을 가르치시며,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보게 하신다. 우리의 생각은 욕심을 일으키고, 원망을 일으킨다. 


 인간은 본래 완전하다. 본래 완전한 자기를 회복하게 하는 방법은 억지로 애쓰지 않음에 있다. 구원을 받으려, 성령을 받으려 억지로 애쓸 필요가 없다. 그 모든 것은 이미 자신의 본질로 갖추고 있다. 망심으로 스스로 방해하지만 않으면 자신이 곧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된다. 


 인간의 지각과 판단은 마치 물고기가 물속에서 물과 하나로 살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물과 무관하다고 고집하고 있는 것과 같다. 우주만물이 창조주의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루며, 동일한 성령으로 생기를 얻고 있다. 


 성도가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에 붙은 지체로 무아가 되는 것이고, 아직 성도가 되지 못한 사람이란 자신이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있는 지체이면서도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끼고 고집하는 사람이다.  


 ‘그리스도‘란 명칭 역시 인간이 임의로 붙인 이름이다. 참 그리스도인에게는 유대인이니 그리스인이니 로마인이니 사마리아인이니 주인이니 종이니 하는 분별이나 경계조차 있을 수 없다. 그런 분별이 있는 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조차 따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이미 분별망상으로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할 때 성도가 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선악이라는 관념을 그대로 가지고 하나님을 섬기고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이 수준의 신앙에서는 선악이라는 관념 그리고 자타라는 관념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이들의 신앙에는 율법이 바탕이 된다. 구약성서에 묘사되어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그것을 대표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성범(聖凡)이나 주종(主從)으로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그들에게는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고, 유대인과 이방인이 나누어져 있고, 선민과 천민이 나누어져 있고, 하늘과 땅이 따로 있고, 이곳과 저 곳이 따로 있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모든 것이 흑 아니면 백 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특징을 이룬다.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은 결과로 얻게 된 망심에 속한 것으로써 하나님이 자기의 동생인 아벨의 제사만 받고 자신의 제사는 받지 않았다는 것을 시기하여 아벨을 들에서 남모르게 죽인 카인의 마음으로부터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이다.


 이 마음으로 인간이 사는 사회를 보면, 바로 하나님이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를 에덴으로부터 쫓아내면서 그들에게 내린 저주가 그대로 반영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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