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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숙
문협회원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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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도-고 이상묵 시인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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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도
-고 이상묵 시인께 드립니다 

 

 

 


. 속히 병에서 완치되어 영육간에 강건하게
기쁘고 즐겁고 복되게 살게 하여 주소서.  

 

. 데이지님. 저를 위한 기도 부탁드립니다.  
십여 개월 첫새벽 닭 울음소리처럼 울었습니다.

 

벌써 강 건너 여행 떠나셨다는 신문기사 
아. 눈앞이 하얗게 탈색되는 백지 위에 
어지럽게 그려지는 영상들이 흔들렸습니다. 

 

. 기왕에 이사하려거든 토론토로 올 것이지.  
새 소망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어느 오월
나이아가라 폭포공원 목련꽃 터널을 걸으면서 
타박하였습니다. 
. 멀리 있어도 잘하고 있을 거야.
이 한마디 마음에 품고 평안하자고 다짐하였습니다. 

 

퇴행성 대퇴골증 극심한 통증의 아내 
유명한 전문의 닥터 송 치료를 받는다며 
먼 길 한달음에 달려오길 여러 번이었습니다.
헌신적인 간호로 건강을 회복한 지 겨우 두어 해. 


 
급성백혈병. 그 아픔은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통의 담금질 속에서도 
정금같이 찬란한 시 한수를 남겨 주었습니다. 


 
. 낯선 길 이대로 달려/ 하늘과 땅이 맞붙은 저 끝 어디/
불 끄지 않은 마을에 닿을 수 있을까/ 표지판 없어도 환한 거리/
비 그친 골목에 들어설 수 있을까/ (‘9월의 비’에서) 

 

석천 이상묵 시인. 
대답 없는 이름을 불러봅니다.
멀리 살아도 다 좋은데
다시 만날 수 없음을 슬퍼합니다. 

 

불 끄지 않은 마을 환한 거리에서 
참 행복한 석천님 미소를 봅니다. 
표지판에 ‘천국’이라 뚜렷이 박힌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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