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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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를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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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때는 어김없이 제 궤도를 굴러가고 있다. 바로 한 해가 끝나고 다시 한 해가 시작되는, 아니 한 시대가 끝나고 다시 한 시대가 문을 여는 장엄한 축포와도 같은 성당 종소리가 숙연한 제야의 인간세상을 울렸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연말이 주는 의미에는 그 어떤 숙연함 속에 만감이 교차함을 금할 길 없다. 이제 지나온 삶의 한 장을 접고 새 장을 열면서 생각하면 지난해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한반도를 둘러싼 대립과 무력의 위협도 결코 낙관으로 흐르지 않았다.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는 말로만 떠들어댔지 실제로는 뚜렷한 진전이 없었고, 통일담론은 꺼내지도 못했다. 이렇게 국내외 정세가 어수선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난해의 아쉬움과 반성을 돌이켜 보며 기대와 각오가 교차하는 마음들일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지난 해에는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산가족 상봉, 종전선언, 평화협정, 북한비핵화, 군축협정, 북한철도 점검, 그리고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 등 숨찬 장밋빛 기대와 일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여건, 시대적 가치, 그리고 남북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한 해였으나 앞으로의 진전이 불확실한 상태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함께 구속되는 참으로 눈이 핑핑 도는 한 해였고 역사적인 사건들로 점철된 2018년이었다.


특히 끝이 보이지 않는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는 노조파업, 선배 군인정치인을 잡는 사람이 후배 군인이고, 정보부 출신 정치꾼을 잡는 사람이 정보부 출신이며, 선배검찰을 잡는 사람들이 바로 후배검찰이니, 이런 이상한 현상에 대하여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도대체 인간이 만들어 내는 불행이 얼마나 더 계속되고 복사될 것인지, 옛날 칼과 창으로 싸우던 시절엔 상상도 못 하던 대형 사고, 대형 악들이 속출하고 있으니 인간은 끝내 자신이 만든 가스실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야 말 것인가.


생각하면 인간의 열정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아름다운 힘이다. 그러나 열정이 지나쳐 과열이 될 때, 자신의 눈에 과열된 집념의 불을 켤 때, 그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순리를 쫓고 순리를 따른다는 일은 결코 비겁이나 도피가 아니다. 인간의 도리,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일이며 바로 정도를 걷는 일이다. 정도란 실패와 고난이 있어도 명분이 있고 후회가 없고 다시 후사를 기약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촛불혁명 이후 나라다운 나라로, 사람 대접받는 국민의 나라로 정치가 혁신되리라는 기대는 실망에 가깝고, 살기 좋아졌고 마음 편하다고 웃음 짖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공동체의식을 잃기 시작했다.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환경 탓이 크겠지만, 점점 타인을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려는 마음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둘러싼 여야의 치졸한 정치싸움,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경제사정 등이 모두 겹쳐져 순진한 국민들을 지치게 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다시 기다릴 수 있다. 새해란 언제나 지나온 어제, 잘못된 과거를 다시 고칠 수 있는 순백의 영토, 신이 허락하신 용서와 화해의 유예된 시간이기에… 


이제 기해년이 밝았다. 처지는 조금씩 다를지라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는 소회는 비슷할 것이다. 어김없이 영겁으로 사라져 가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기쁨과 흡족함보다는 아쉬움과 후회스런 일들이 많음을 본다. 


60년 만에 돌아온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 돼지는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돼지 해에 태어난 사람들의 사주에는 보편적으로 성격이 유순한 편이며 복이 많고 의식이 풍족하다고 한다. 새해에는 이 같은 좋은 불씨들을 소중히 잘 살려 우리나라가 선진사회로 꾸준히 발전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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