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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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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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가을이 눈앞에 다가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가을 소풍 길을 나섰다. 멀리 보이는 산들은 가을빛이 완연하다. 가을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 야외 나들이에 좋은 계절이다. 바람은 시원해서 길 위에 서면 상쾌한 기분을 전해준다. 저절로 처다보게 되는 높은 하늘은 그 푸르름 만으로도 사람을 맑게 해준다. 가볍게 떠있는 하얀 구름 때문에 마음이 무게를 잃고 떠나게 된다. 소풍은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나는 가을 소풍을 사랑한다.


 이번 가을 소풍의 목적지는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Belfountian Conservation Area 였다. 예나 지금이나 소풍의 설렘과 추억은 아련하다. 아침 일찍 가을 소풍을 떠나면서 어릴 적 국민학교 시절 소풍 전날이면 잠들지 못하고 들떠 오르던 마음의 기억이 달달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Belfountain의 유서 깊은 작은 마을 옆에 위치한 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이 공원은 나이아가라 절벽의 멋진 전망을 제공한다. 때묻지 않은 연못과 분수 주변의 초록 잔디에서 폭포, 강, 흔들다리, 아직 이르긴 하지만 주변의 단풍으로 숨막히게 아름답다.


협곡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자연 산책로와 연못 및 계곡을 둘러 볼 수 있는 그 길을 따라 많은 곳이 나무경사로와 계단을 포함하고 있지만 강가를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다.


 요즘은 골프를 하느라고 조금 멀리하고 있지만 아리랑 산행 팀과 한 달에 한번쯤은 이곳을 찾았었는데 이 나이에 다시 찾은 감회가 새롭다. 오늘은 더 많은 추억을 담아가야겠다. 


몇 시간 동안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멋진 장소, 이 지역은 아름다운 경관, 결혼식, 낚시, 산책로, 곱게 물들어 있는 가을 색 및 사진 찰영에 아주 좋은 곳이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들국화와 키 작은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며 우릴 반긴다. 코스모스는 청초하고 고아한 자태를 보이며, 꽃 중에서도 고상하여 첫사랑과 함께 코스모스 핀 가을길을 걷던 생각이 나게 한다. 


흔들다리 밑의 폭포를 지나면서 가을이 들려주는 진한 소리에 취해 잠시 발길을 멈춘다. 계곡을 따라 흘러가는 좁은 강에는 낚시하는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산 속에서 낚시하는 재미도 나름대로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산 아래 능선엔 성질 급한 나무들이 수줍은 듯 살며시 가을 색을 선보였지만, 정상을 향해 가파른 계곡을 오를수록 단풍의 색깔은 더 곱고 아름답다. 산중턱에 올라 주위를 돌아보았다. 자연의 선물이 생각할수록 오묘해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하늘 아래에는 산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먼 능선들이 첩첩이 포개져 물결처럼 일렁거린다. 졸졸거리는 계곡의 물소리가 정겹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고 푸르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공기도 맑다. 산꼭대기엔 이미 녹음이 저만치 물러갔다. 팔팔하던 잎새는 풀기가 빠졌고 찌르듯 창창하던 색깔도 흐릿해져 있다. 서서히 먼길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피고 지는, 만나면 헤어지는 자연의 섭리가 조금은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오래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솔향을 맡으며 걸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길가에 들국화의 일종인 연보라빛 쑥부쟁이가 막 피어난 듯 싱싱하게 다가온다. 관심을 갖고 바라보니 비록 들꽃일지라도 퍽 사랑스럽게 보인다. 쑥부쟁이가 무리지어 피어나 가을의 정취를 더해 준다. 쑥부쟁이의 꽃말은 ‘그리움과 기다림’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인생을 계절에 많이 비유한다. 원색으로 물든 산 정상에 올라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삶의 철학이 담겨있는 대자연을 마음껏 호흡하며 바람결에 묻어오는 자연의 소리에 잠시 멈추어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뚜렷한 무엇 하나 남기지 못한 세월의 아픔이 새삼스럽게 마음을 저리게 한다.


 단풍이 물들면 벌써 한 해가 끝자락이다. 싹이 트고 봄꽃이 핀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산에는 단풍이 든단 말인가. 단풍을 마주하면 아름다움도 있지만 쌩쌩 지나가는 세월에 정신을 못차리겠노라고 원망스런 마음도 함께 한다.


 아름다운 산과의 만남은 언제나 답이 없고 인자하며, 조용하고 우리의 심신을 어루만져 준다. 오랜만의 가을 소풍, 새로운 풍경이 거듭하여 진한 감동을 주었다. 역시 가을을 가을답게 느끼려면 자연과 함께하는 깊은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성큼 다가온 가을 앞에 곱게 물든 아름다운 산, 맑은 계곡 물소리가 가슴을 고동치게 한다. 오늘 가을 소풍의 추억은 오래가지 싶다. 그만큼 공원도 좋았고, 함께한 사람들도 좋았다. 특히 본한인교회 봉사팀이 제공한 맛있는 빵과 김밥은 언제나 야외에선 그렇듯 꿀맛이었다. 그들의 희생적인 봉사활동에 찬사를 보낸다. (2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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