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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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민
jakim

 

 문제가 생겼습니다. 뒷집에 사는 아저씨가 자꾸 시비를 걸어와요. 그 아저씨는 자기네 뒷마당에서 자주 운동을 하는데 역기도 들고 뜀뛰기도 하다가 어떨 때는 우리 집에다 마구 고함을 질러대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철퇴를 휘두르다 쇠공이가 빠져 나와 옆집의 지붕을 넘어 길바닥에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린 이웃집에서 항의를 하면 엿 먹으라며 주먹떡을 먹여 동네 사람들이 아예 상대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혹시 그 아저씨가 우리집으로 넘어와 행패를 부릴까봐 무섭습니다. 내가 불안해 하니까 아버지가 식구들의 불안감을 없애 준다고 마당에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겉은 멀쩡하지만 허약하신 편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아령을 들고 읏싸읏싸 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른손이 들고 있던 아령이 빠져 나와 그만 발등에 떨어졌어요. 발등을 붙들고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망신 망신 이런 망신이 어디 있겠어요. 동네 사람들도 보고 있었는데, 옆집 아저씨는 철퇴를 휘두르는데 우리 아버지는 아령들 힘도 없으니 이건 아예 상대가 되지 않는 겁니다. 


 뒷집 아저씨와 붙어 있는 우리집이 힘이 있어야 뒷집 아저씨가 좀 잠잠할 텐데, 워낙 우리 아버지가 빌빌대니 뒷집 아저씨가 더욱더 방방 뜹니다. 그래서 이웃집들과 이장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실 뒷집은 가난해서 먹을 것도 없는데 그 아저씨만 잘 먹어서 힘이 무척 셉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우리는 이 동네에서는 잘 사는 편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아버지는 일을 할 생각은 안하고 어머니와 철없는 동생들에게 명품에 장난감에 마구 안겨주기 시작했습니다. 고기라도 먹고 운동이라도 해서 힘을 키울 생각은 안하고 이렇게 선심을 써대니, 엄마도 당신 최고, 동생들도 아빠 최고를 외쳐댑니다. 아버지는 ‘왜 아버지는 돈을 모으는 데만 정신을 쏟고 이렇게 돈을 쓰는 재미는 몰랐냐’며 오늘도 내일도 누구를 기쁘게 해주나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아버지처럼 저렇게 돈 쓰다 망한 집안이 이 동네에도 몇집 있던데, 내가 상속 받을 때에는 집안이 빚더미에 앉아 있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뒷집 아저씨가 시내의 총포상에서 나오는 걸 누군가 봤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총포상에서 살게 뭐 있나요? 총이겠지요. 저는 가슴이 덜컥 내려 않았습니다. 아버지에게 말씀 드렸더니 걱정 말라고 그 사람도 인간인데 총을 쏘겠냐고 하더군요. 그런데 인간이 총을 쐈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짐승이 총을 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기에 정말 불안해요. 총 맞아 죽으면 죽은 놈만 손해잖아요.


 그런데 다음날부터 가끔씩 뒷집에서 공포탄 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울타리 사이로 보니 나무나 울타리에 깡통 같은걸 걸어 놓고 아저씨가 총 쏘는 연습을 합니다. 물론 실탄은 장전이 안 되어 있고요. 집들이 동네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혹시 실탄을 넣고 쏘다가 잘못해서 누가 맞으면 큰일 나니까 이장님과 옆집 아저씨 등이 찾아가서 제발 위험하니 총 쏘는 연습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가, 욕도 바가지로 먹고 거의 멱살잡이까지 갔다가 쫓겨 왔답니다.


 이장님도 젊었을 때는 시장바닥에서 장사를 한 사람이라 한 성미 하는데 그날 그분의 울그락불그락 하는 모습 정말 대단했어요. 그래서 모든 동네 사람들이 뒷집과는 상종을 않기로 하고, 피자집, 치킨집 등 모든 음식점과 상점에서도 뒷집하고는 거래를 않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이장님이 우리 아버지를 찾아와서 뒷집이 총을 샀으니 당신도 총을 준비하던지 동네 사람들이 총을 사서 줄테니 혹시 뒷집에서 총으로 위협하면 대응하라 했더니, 우리 아버지 말씀이 그럴 필요 없다고, 그렇게 함으로써 뒷집 아저씨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십니다. 우리 아버지 너무 착하지 않아요?


 그런데 오늘 아침 아버지가 저를 부르더니 보따리를 하나 주면서 뒷집에 갖다 주라는 거예요. 무언가 봤더니, 미역과 분유, 기저귀 등과 얼마간의 돈도 들어있는 겁니다. 뒷집과 쌈박질이 날지도 모르는데 왜 이러세요? 했더니, 뒷집 아줌마가 아기를 낳았는데, 산모도 아기도 먹을 게 없다나 봐요. 그리고 아저씨는 절대로 먹으면 안되고 아기와 산모만 꼭 먹어야 한다고 전해 달라면서요. 


 그런데 그 아저씨가 예전의 행태를 보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잖아요. 틀림없이 미역국 끓여 자기만 먹고, 그 돈으로 총알 살거 저는 분명히 알아요. 참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그 아줌마 애기 난거 알았을까요?


 이 보따리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그것도 고민이네요. 문 두드렸다 얻어맞은 사람이 꽤 많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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