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sj
(국제펜클럽회원,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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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도 거기 가서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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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살 빼고 싶으시다면서 집에서 복근 운동하게 되나요? 집에서 혼자는 잘 안돼요. 놀아도 태권도장이나 헬스클럽 가셔서 놀아요, 운동하는 사람들 있는 데로 가야 해요. 처음에는 몇 번 정도 해보고, 쉬면서 남들 하는 것 구경하다가 또 복근운동 몇 번 해보고, 놀다가 또 하고, 놀다가 다른 운동도 해보고, 이 운동 저 운동 몇 번씩 여러 번하고 놀다 오세요, 놀아도 거기 가서 놀아요, 뱃살이 안 빠지고 배기나요? 나이 들면 허벅지 종아리 근육이 자연적으로 다 빠지는데 근육 좀 올리시고요, 그래야 무릎 안 아프고 허리 안 아파요, 근육이 빠져서 허리 무릎 아픈 거예요. 보약보다 더 좋은 운동을 왜 안 하세요?” 


한국의 전 국가대표 복싱선수 김호길씨의 말이다. 옳으신 말씀! 뱃살을 빼려면, 또는 허벅지 근육을 튼튼하게 하려면, 놀아도 거기 가서 놀아야 한다. 
헬쓰 클럽에 가면 뒤쪽 큰 벽 중앙에 “NO JUDGEMENT”라고 써있다. 판단하지 말라! 누가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순간 참 재미있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굽실굽실하게 퍼머한 긴 머리의 뒷모습이 꼭 여자인줄 알았다. 3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온 몸은 근육덩어리였다. 짝 달라붙는 짧은 팬티에 윗옷은 소매가 없고 옆구리가 탁 터진 펄렁대는 옷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온 몸이 근육 덩어리인가? 맨 먼저 자전거 타기에 올라서더니 손목에 끼고 있던 고무줄을 탁 빼더니 머리를 오지게 묶고, 다섯 개의 손가락 부분이 잘린 장갑을 두 손에 탁 끼더니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는데, 뒤로 구르기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빨리 한 20분 이상. 그러더니, 러닝 머신으로 바꿔 탄다. 그런데 뒤로 걷기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빨리, 오마이 갓! 슬금슬금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함을 넘어선다. 


속으로 놀라기만 하다가 구경만 해서야 되겠나? 이제는 나도 좀 움직여야지. 운동기구마다 조금씩 맛을 보며, 신체 부위에 따라 단단해지고 싶은 곳에 집중공격을 하는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 스스로 배수진을 쳐본다. 운동기구 한 개마다 10분 이상씩이다. 


 댄스를 잘하고 싶은데 레슨만 받는다고 잘 되지도 않고, 혼자서 연습한다고 늘지도 않는다. 댄스연습장엘 가야 한다. 놀아도 거기 가서 놀아야 한다. 남들 땀 흘리며 연습하는 것도 보면서 자극 받으면 욕심도 생기고, 한쪽에서 댄스 선생들이 가르치는 것도 눈 여겨 보면서 따라서 해보고, 쉬었다 또 해보고, 놀다가 또 해보고 거기서 살아야 된다. 거기 가면 댄스에 관련된 얘기들만 하니까. 춤 잘 추려면 거기 가야 한다. 


 말 잘 타는 것? 마찬가지다. 말똥 냄새 맡으며 말 털 긁어주고 마장에서 살아야 한다. 말 타는 거? 그냥 잘 타지는 게 아니다. 한 30분 신나게 타고 와서 말 하고 놀다가 또 한 번 타고, 그래서 몇 번 타고 와야 한다. 되도록이면 일주일에 서너 번씩이라도 가서, 거기 가면 말과 말 타는 것에 관련된 이야기들만 하니까. 시간과 열정, 돈은 말해 무엇 하리. 투자 없이 성공할 수 있나? 


그 동안에 말똥도 많이 치웠다. 갓 태어난 귀엽고 사랑스러운 말 새끼도 많이 보고. 나의 애마 베엘(말 이름)의 눈을 보면 ‘내 등에 올라타라, 말갈기 휘날리며 달려 줄게, 말고삐만 놓치지 마라’ 하는 눈빛이다. 말 발굽에 밟히는 낙엽 소리가 바스락 바스락. 


 색소폰 잘 부는 것? 마찬가지다. 무슨 무슨 색소폰 동호회에 가입하여 색소폰 부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함께 연습하고, 모르면 물어 보고, 물어오면 가르쳐 주기도 하고, 색소폰 정보를 서로 나누며 부단히 연습해야 한다. 놀더라도 그들 있는데 가서 놀아야 한다. 내 말이.


그들은 만나면 색소폰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고 거기서 프로가 나오니까.


 “어떻게 하면 옷 좀 멋지고 세련되게 입을 수 있어?” 몰(Mall, 백화점)의 화장품가게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물어본 말이다. 


“Mall 에서 살아야 해요” 


Mall에서 살다니. 나에게 어울릴만한 스타일을 눈 여겨 보고 이거다 싶으면 입어도 보고, 몰 안에서 빙빙 돌며 몰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 그도 맞는 말이다. 돈 들여 많은 시행착오도 겪어야 할 길이다. 


 머리도 예쁘게 하려면 미장원엘 자주 가서 스타일도 바꿔보고, 짧은 머리도 해보고, 길면 긴 머리도 해보며, 머리카락 관리라던가 머리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되니 미장원엘 자주 가서 거기서 시간을 보내라는 말이다. 그들의 대화는 주로 머리에 관한 이야기들을 할 테니까. 시간과 돈 당연 투자.


 글을 잘 쓰려면 글 쓰는 사람들이 모이는 데로 가야 한다. 그들은 주로 글 쓰는 일, 문학에 관한 말들을 많이 할 테니까, 문학에 관한 많은 정보도 나누고, 무엇이든 영양가 있는 무엇이라도 건져올 테니까, 시간과 관심, 점심값 커피값 등등 역시 당연 투자지!


“놀아도 거기 가서 놀아요”라는 말, 새겨볼수록 참 명언이다. 건져올 것이 없는 이름만 번지르르한 모임은 속 빈 강정일 뿐이다.


꿈은 클수록 좋다는데. 나도 이제 위에 나열한 것들에 대하여 프로로 가는 꿈을 야무지게 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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