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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회원,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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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도우베일 ‘한국전(6.25)휴전기념일’ 행사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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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왔어요.”


 “저도 한국에서 왔어요.”


 “한국에서요?”


 “네”


 “이 행사에 참석하려고요?”


 “네”


 고등학교 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국인 남녀 학생들 30여명 정도가 한곳에 몰려 있다가, 지나가는 나를 보고 자기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한다. 나는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2017.7.27일 아침, 메도우베일 묘지에 가려고 하니 비가 부슬 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비야 한줌 쏟아 놓고 나면 그치겠지. 비가 온다고 차가 못 달리겠나.

 

 

 


 오전 11시부터 시작한다던 한국전 휴전 64주년 기념식 행사가 10시50분에 도착하니, 캐나다 의장대와 50여명의 군악대가 빵빵대고 들어오고, 캐나다 군인 생도들이 발맞추어 뒤따라오며 행사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15년 전 오늘, 2002년도에 이곳 메도우베일에서 한국전쟁(6.25동란) 휴전 49주년 기념식 행사가 있다고 해서 와본 일이 있었다. 오늘 역시 한국전쟁 휴전 64주년이 되는 날로써 다시 참석하니 갑자기 현재의 고국이 먹먹한 가슴으로 확 다가왔다.


 캐나다기를 앞세우고 휠체어에 탄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입장과 환영사에 이어 기도로 이 행사는 시작되었다. 많은 캐네디언들이 와있었고, 한인 재향군인회 회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메도우베일 한국참전용사 묘지 앞에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진 다음,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토론토의 영락교회 어린이 합창단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를 부르는데, 따라 부를 수가 없이 가슴은 터질 듯 목이 메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우리들 한국에서 왔어요.” 아까 보았던 학생들이다.


 “한국 어디에서 왔어요?”


 “가평에서 왔어요.”


 “가평? 가평 요?”


 알아보니 한국의 가평군청에서 따로 예산을 세워, 가평군에 9개의 고등학교가 있는데, 각 학교마다 3명씩 뽑아 27명이 이 행사에 헌화하고 오라고 캐나다 토론토로 보냈다는 것이다.


 가평군에 있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6.25의 동란에 대하여 철저히 교육시키고, 나아가 휴전에 대하여도 상세히 가르치고, 6.25동란 때 캐나다군의 가평전투를 상기시켜서, 캐나다 토론토의 메도우베일 묘지까지 보냈다는 것은 대단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7명중 남녀 1명씩 대표로 헌화 하였고, 남은 학생들은 우리 모두와 함께 한국전쟁 전사자 516명의 묘들 위에 정성으로 감사의 파피(Poppy) 꽃을 꽂는 모습에서 한국의 희망을 보았다.


 요즈음 세계 뉴스가 온통 북한 뉴스로, 가뜩이나 예민하고 살벌한 판에 한국에서 온 학생들을 보니 마음 한쪽이 든든했다. 여학생들은 발랄하고 예쁘며, 남학생들은 홍안의 미남들인데 어찌나 늠름한지 잠깐 보기만 했는데도 내 가슴속엔 희망이 출렁출렁 마냥 뿌듯하기만 했다.


 캐나다는 2013년에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 법정기념일로 공식행사는 물론, 전쟁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데 할 바를 다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제정 법안을 최종 의결했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미국정부도 2006년도에 6.25전쟁의 총성이 멎은 지 56년 만에 휴전협정을 체결한 7월 27일을 ‘한국참전용사 휴전일’(National Korean War Veterans Armistice Day)로 지정했으며, 조기를 달고 머리 숙여 이들의 희생을 추모했다.


 정말 잊고 싶은 6.25동란,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전쟁, 그러나 잊혀가는 전쟁. 우리의 조국 한국이 1950년 6월 25일에 북한의 침략으로 시작된 피와 죽음의 전쟁이 1953년 7월 27일에 그 포성이 멈췄다.


 3년 1개월 2일간 만이다. 분명한 것은 6.25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고, 휴전이라는 사실이다.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연합군은 물론, 캐나다에서 2만 6천여 명의 남녀용사들이 평화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한국으로 달려가 무고한 사상자를 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캐나다군만 메도우베일 묘지에 516명이 잠들어 있다. 살아 돌아온 소수의 군인들 빼고는 모두 부상자가 아니겠나. 토론토의 써니브룩 병원에 아직도 휠체어에 의지하며, 67년째 병상생활을 하고 있는 참전용사들을 작년 10월에 가서 보고, 억장이 무너져 내렸었다.


 캐나다 군의 가평전투라 함은 6.25전쟁 당시 서울의 함락을 저지해 휴전의 발판을 만든 전투로,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가평지역에서 있었던 연합군의 치열한 방어전이었다.


 가평전투는 캐나다 육군의 한국에서의 첫 전투이자 대표적인 승리 전투로 기록됐으며, 미군 및 뉴질랜드군의 화력지원과 인도군의 의료지원 등 성공적인 연합작전이 승리로 이끌어냈다.


 미 해병이 전사보다도 혹독한 추위에 동사한 숫자가 엄청난 장진호전투. 장진호전투는 미군의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우리 한인들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한국 땅에서 피 흘려 목숨 바쳐 싸워온 이들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휴전 협정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지키며 기념하고 있는가? 나 자신부터 반성해본다.


 6.25전쟁과 오늘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니, 한국을 위해 목숨 바친 형제 국가들의 소중한 생명에 대하여 진지하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이 기념식에서 옆에 앉은 캐나다인 참전용사 노병은 가평! 가평! 하며 그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기적이며,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한다.


 한국전쟁 휴전 64주년 7월 27일, 이 날이 기념식으로 끝나지 않고 한국전쟁이 속히 종전되기를 기원한다.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의 한국 대사관에서 나온 국방무관 윤창배씨가 한국전에서 전사한 캐나다 군인 516명의 묘지를 향하여 시 낭송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살아 있는 우리는 늙어가지만/ 여기 있는 그들은 늙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쇠하지 않으며/ 세월을 한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저물어 가는 석양과 떠오르는 아침 햇살 가운데/ 우리는 늘 그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기억할 것입니다.


 여름방학 더운 중인데도 7월 27일 메도우베일에 나와 병아리 같은 입에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우리의 조국 애국가를 불러준 영락교회 어린이합창단! 우리의 희망인 캐나다 이민 2세, 3세인 어린이들에게 조국의 애국가를 가르쳐준 영락교회 선생님과 인솔자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캐나다 군이 승리한 가평 전투! 우리의 자랑이며 희망인 남녀 고등학생 27명을 선발하여, 한국전 휴전 64주년 기념식에 헌화하고 참전용사들을 만나보도록 산교육을 시킨 가평군 당국에 심심한 감사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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