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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회원,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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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블랙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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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서들의 메카’라 불리는 영국의 블랙 풀(Black pool)에 참관했었다. 스포츠댄스의 월드챔피언을 뽑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행사가 1년에 한번 영국의 블랙 풀에서 열린다.


 스포츠댄스 선수들이 꿈을 꾸는 블랙 풀! 댄서들이 블랙 풀! 블랙 풀! 노래를 부르기에, 나도 캐나다 볼룸 챔피언인 중국인 친구를 따라 영국의 블랙 풀로 구경하러 함께 갔었다. 인터넷에서 유튜브로 세계 챔피언들의 댄스장면들을 수없이 봤지만 실제로 보고 싶어서였다. 


 영국의 맨체스터공항에서 택시로 한 시간 가량 가면 블랙 풀에 닿는다. 가서 보니 후끈후끈한 열기 속에 과연 인산인해였고, 황홀함과 화려함의 극치로 감탄의 탄성만이 울려 퍼졌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언어의 표현이 모자라 글로도 만족하게 쓸 수 없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각 나라 댄스 챔피언들이 모여서 절묘한 재량들을 겨루는데, 출전자들이 춤을 추는 홀의 둘레를 온통 둘러싼 역대 월드 챔피언들로 이루어진 심사관들이 모두들 서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심사를 한다. 


 나이별로, 댄스 종목대로 또한 예선을 거쳐 준결승, 결승에 이르기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환상적인 세계 챔피언을 뽑는 대회인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는 말과 완벽이란 말 그 자체다. 하늘의 신이라 해도 댄스를 저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이 탄생한 이스라엘을 한번 가보는 것이 꿈인 것처럼, 춤을 잘 추는 사람이라면 영국의 블랙 풀에 가서 출전해 보고 싶은 것이 꿈이라는 것이다. 블랙 풀에서 넋을 잃고, 고개를 왼쪽으로 젖힌 왈츠 추는걸 보노라니, 독일말로 물결이라는 의미답게, 커플마다 보석으로 장식한 화려한 드레스에 물결이 흐르듯, 오르는 듯 내려오고, 내려오는 듯 휘돌아 올라가며 꼭 붙였다가 떼는 귀여운 두발, 또한 나풀대는 나비 같은 날개를 보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블랙 풀! 와! 이런 세상이 있었나?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도 황홀한, 놀랍고도 환상적인 또 다른 세상이었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으면 사람이 저리도 완벽하게 춤을 출수 있는 걸까? 특히 춤으로 다져진 S자로 된 여자들의 몸매가 얼마나 똑바르고 아름답고 단단해 보이던지 부럽기 한이 없었다.


 첫째는 댄스바디다. 바디를 댄스바디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눈물겹도록 먹는 걸 절제 내지는 조절하고, 몸을 댄스 할 수 있도록 자세를 가꾸어야 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포만감을 느끼며 맘껏 먹고, 버리기 아까워서 먹고, 쉴까봐 먹는다면 절대로 댄스바디가 나오질 않는다. 슬프게도 그게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무대 뒤쪽으로 가보면 출전하기 10분전이나 5분전부터는 시합장보다 열기가 더 후끈후끈하다. 각자 스스로의 몸을 흥분시키기에 계속 뛰고 돌고 난리다. 그 흥분의 탄력(Momentum)으로 이어져 댄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서 있다가 댄스를 시작한다면 탄력을 받기도 전에 시합이 끝나버린다. 


 무대 화장을 한 얼굴과 온몸에는 땀이 소낙비 오듯 한다. 배가 고프면 아주 작은 초코렛이나 아몬드 한 두알, 땅콩 몇 개 등으로 허기를 달래며, 물도 한 두 모금 정도 마신다. 몸이 가벼워야 뛰고 달리기 때문이다. 


 댄스슈즈는 일반 슈즈와는 다르다. 바닥에서 신발 바닥이 잘 돌아가도록 가죽을 뒤집어 놓은 세무로 되어있으며 가볍다. 제대로 된 홀에서 댄스를 할 때는 꼭 댄스 슈즈를 신어야 한다. 춤 잘 추는 사람들은 댄스 슈즈를 도대체 몇 십 켤레나 닳아서 버렸을까? 하고 상상해 보았다. 


 고개를 탁 탁 빠르게 돌려가며 열정적으로 추는 탱고를 보면 고개가 얼마나 아플까 하는 것은 초보자인 나만의 기우였다. 2백 파운드나 될성 싶은 남자가 경쾌하고 명랑하며 박진감 있고, 리드미컬하게 달리면서 추는 퀵스텝, 네발동물들의 빠른 걸음걸이 모습에서 유래 되었다는 경쾌한 종종걸음의 확스 트로트가 인상적이었다. 


 주로 젊은 층들이 즐겨 추는 라틴댄스의 삼바는 브라질 목화밭의 흑인 노예들이 노동의 고통을 잊고자 특유한 노랫가락에 맞춰 시작했다고 한다. 춤추는 모습이 절뚝거리는 모습에서 삼바의 기원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브라질에서는 정열과 낭만의 춤으로 세계 최대축제인 삼바카니발이 있지 않은가, 재즈 음악에 맞춰 격렬하게 추는 자이브, 쿠바의 토인들로부터 시작된 민속무용으로 룸바, 쿠바의 무곡 ‘단손’을 개조한 것으로 1950년대 유행했던 차차차, 행진곡풍의 음악과 투우를 묘사한 춤이 어우러진 파소도블레를 보면, 정말 젊음이 좋구나! 라는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댄스스포츠는 각 나라마다 지역마다 크고 작은 경연대회가 있다. 오랫동안 배우고 연마한 댄서들의 실력을 겨루게 되는데, 캐나다도 1년에 한 번씩 챔피언을 뽑는다. 


 볼룸챔피언, 라틴챔피언으로 나뉘는데, 내가 친하게 지내는 40대의 중국인 친구 *** 와 *** 는 작년과 올해 두 번 연속 캐나다 볼룸 챔피언이 되었다. 내년에 한번만 더 챔피언이 되면 캐나다의 댄스역사에 언비트블 댄서(Unbeatable Dancer, 패배시킬 수 없는 무적의 승자) 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달게 된다는 것이다. 


 비전을 가지고 도전해 보지만, 첫째는 돈과 건강, 또 시간을 내야하고 열정과 부단한 연습을 해야 하는 극성을 투자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춤을 추기는 극히 어렵다고 본다. 


 춤 잘 추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고 존경스럽다. 춤은 아무나 추나, 미쳐야 춘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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