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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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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할머니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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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날엔 Father's Day(6월 17일). 매년 아들, 며느리의 귀한 초청을 받는다. 남편은 체중을 줄여본다고 고기, 단 음식, 커피도 삼가는 작심을 잘 지키리라 믿어본다. 


언젠가 아들이 “아빠! 라테커피 별로 안 달아요. 제가 바로 만들었어요”하니 바로 승낙하던 남편이다. 며느리는 “아버님! 이 당근 케잌은 제가 만들었어요.”


“응, 그래”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이번에도 잘 이뤄질는지. 손주 녀석들은 “Happy Father's Day! 할아버지” 인사한다. 고마운 너희에게 감사하고, 손주들도 보고 싶다. 


주말이어서 바쁠 것이다. 6월은 Senior Month 라고 도서관의 일정도 꽤나 분주하다. 지난주엔 큰 강당에서 먹을 것, 마실 것이 충분한 잔치 마당도 열렸다. 이곳의 풍습은 악대를 초청해서 음악을 흥겹게 들려주고, 경품 추첨 등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와 조직이 대단하다.


작은 정원에 파를 심어놓으니 가끔 요리할 때 요긴하다. 화단에 옮겨 심으니 다른 꽃들과 어울려서 곱고 예쁘다. 요즘엔 나이도 잊을 만큼 재미와 보람이 있다. 친구들이 보내오는 카톡도 너무 고맙다. 답을 보내고 매일 소식을 올리는 A여사, 당신을 사랑합니다. Glory Forever!


조금 출출하다. 일어나서 몰 안을 산책 겸 그리스 식당에서 채소구이와 밥으로 점심을 먹자. 내가 사랑하는 P아우가 가게에서 힘들 테니 잠깐 불러내자. 아침 방송에서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신 H어른, 양봉업을 30년 넘게 하는데 벌이 웽웽거려도 일이 있어 좋다던 말이 떠오른다. 


운동이라면 어떤 종류라도 즐기는 남편의 열성도 대단하다. 골프와 야구, 하키게임 등등. 그 와는 반대로 난 토크쇼나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한다. 얼마 전 개막한 월드컵 축구의 열기도 뜨겁다.


몇 주전엔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각 나라의 국기를 게양해놓고 회원과 직원들 모두 자기 모국을 응원했다. 각 나라의 국기들이 특색 있고 멋있게 펄럭인다.


카운터 대표인 Kathy 아줌마, 왜 대한민국 국기가 안보이지? 내가 하나 구해볼까? “아이고, 물품이 조달 안돼서 다시 주문해 막 도착했다”면서 청년 2명이 로비 천정에 달아주려고 사다리를 준비한다. “여러분, 잠깐!” 태극기를 설명해 주자 진지한 표정들.


땅과 하늘과 건이감곤(3, 4, 5, 6)의 의미. 우리의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감동이 찐한 아침나절이다. 강팀인 스위스와 독일팀과의 경기를 응원한다. 이 기간 동안엔 내 차에도 좌우 태극기를 달고 다닌다.


얼마 전 조카들이 “고모는 대단한 애국자”라고 칭찬했다. 내 차의 트렁크엔 2~3개의 태극기가 언제나 있다. 차고 안에도, 침실과 거실에도 크고 작은 태극기가 귀한 보물로 항상 비치돼있다.


수년 전 한국에서 사촌동생이 방문했을 때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길에 서로가 길이 엇갈릴 땐 태극기만 보며 따라오라고 당부했던 추억이 생생하다. 


조금 피곤하더라도 내일은 두 곳의 약속이 있어 설레는 마음이다. 한카노인회 주최의 야외소풍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오후엔 동창회가 있다. 고국방문 소식도 듣고 후배들도 만나 정담을 나누자. (2018년 6월 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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