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sul
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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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또다시 지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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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시간이 바쁘게 하루가 지나간다. 눈 뜨면 기계보다 정확한 기상시간. 7시면 남편도 뉴스를 보러 TV 앞에 앉는다. 나는 따뜻한 커피를 준비하고 출근하는 남편이 있으니 항상 시간을 잘 지키면서 서서히 여름옷도 정돈해야 할까? 두 식구 사는데.


 옷도 그릇도 너무 많은데 버리자니 또 필요할 것만 같아서 버리지 못한다. 엊저녁 산책할 땐 서늘한 바람이 있었다. 가을이 성큼 올 것 같은 데 그 뒤엔 추위도 뒤따르겠지.


 언젠가 손주가 할머니 오늘은 오늘의 걱정만 하세요. 내일 일은 다시 내일이 있으니까요, 너무나 당연한 이치를 알려준 10살의 손주를 보고 ‘옳다, 정말 내 손주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하루가 무사함을 다시 감사하며 도서실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다가 엊그제 서독동우회원들의 골프대회에 남편과 같이 참석했던 생각이 난다. 나이들이 있으니까 하얀 머리와 느린 걸음이다. 그래도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아니 자네는 아직도 젊어, 많이 안 변했어”라고 남편을 격려하는 선배 어른들이 고맙다. 더 늙지 마시고 지금만 같길 바랍니다.


 햇살이 따끈하고 청명한 날씨였다. 임원진이 준비한 김밥과 생수, 간식들도 맛있게 나누고 저녁에 있던 시상식에서 화기애애한 동우회원들. 


 젊음의 패기와 강한 의지로 이곳에 이민 와서 자녀와 가족을 위한 희생으로 고생 많이 하셨으니 남은 노후의 여생을 편안히 보내기를 기도합니다. 건강해지는 남편도 운동을 한 탓으로 그을린 얼굴이 보기에 좋다.


 연말에 있을 송구영신 파티광고를 마지막으로 헤어졌다. 11월 27일 월요일 다시 모임에서 봅시다. 지금 병석에서 고생하시는 파독 간호사 동우회원들 아무쪼록 건강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난 조금 예민하다 못해 주말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즐거운 하루였는데 갑자기 머리가 무겁다. 성격상 응급실을 찾았다. 의사와의 면담이 5분도 안 걸린 채 간호사가 알려온 혈압이 162. 믿을 수 없지만, 혈압 낮추는 약을 처방받고 3개월이나 복용해야 한단다. 


 나는 저혈압으로 알고 있는데 믿을 수가 없다. 여름에도 몸이 차서 양말을 신고, 전기 패드를 켜놔야 잠이 드는데. 약사에게 1달치 약만 요구하고 물어보니 별것 아니라고 한다. 이곳의 혈압계는 119/70 지극히 정상인데 걱정 없단다. 


 나이가 드니 혈압도 수시로 변하고, 한국인은 짜고 매운 식탁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햇빛도 쐬고, 라인댄스도 하고, 오래 못 만난 친지들도 보면서 약간 기분이 좋아졌다. 다행이다.


 집에서 20분만 걸으면 은행이 있다. 한동안 못 왔더니 “Hanna good to see you” 한다. 어딜 갔었냐고 반기며 맞이하는 은행 직원들이 고맙다.


 금방 밭에서 따온 옥수수, 잔 오이, 햇감자, 계란과 치즈를 사고 한동안 먹고 싶었던 웨지 감자를 사서 차와 함께 즐긴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나의 동료였던 샌드라가 팀 호튼에서 근무 중에 도넛도 가져와 쌓인 정담을 나누며 따끈한 녹차를 마신다.


 지나버린 여름이 아쉽다. 어젠 남편과 같이 공원의 행사였던 푸드트럭 음식 축제랑 푸짐한 먹거리도 즐겼다.

우리 집은 시청 부근이라서 행사가 많아 항상 구경거리가 있다. 밖을 내다보니 이웃들이 나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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