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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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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와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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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와 감사함

 

 지난 며칠간 잘 쉬었다. 덕분에 남편과 같이 가게도 같이 가보고 했다. 힘든 일이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한 당신,  짬짬이 성경도 읽고 외우고 열심인 당신…


 일 년에 몇 번 안가는 남편의 가게인데, 여유가 있어서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했다. 쉬운 일은 결코 없다. 9시간의 가게일이란 것이 그렇고, 출퇴근도 쉽지만은 않다. 


 신발(구두)이 수선을 위해 맡겨지면 꼼꼼히 꿰매도 주고 풀도 부치고, 바닥과 굽도 새로 해서 마무리도 깨끗이 닦고 광도 내어 손님에게 전해주면 "Good Job, Thank you"로 답례하는 고마운 손님 고객들. 말수가 적은 남편을 고객들이 믿고 고마워 한다. 


 벌써 20년을 한결같이 꾸준한 당신께 마음으로 정말 "감사합니다"를 전합니다. 
 때로는 투정도 부리고 불평을 늘어놓아도 후덕한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넓은 아량에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이 항상 느긋하고, 기쁨과 소망이 있는 남편의 믿음도 자랑스럽다.


 이번 주 외손주의 백일잔치도 마음의 여유로 준비하며 다시 감사를 드린다. 귀엽고 듬직한 녀석이 자꾸 보고 싶다. 

 

 난 너무 바쁘게 살아왔다. 젊은 나이에 파독 간호사로 남매를 기르면서 식품점 경영, 또 남들이 일손을 놓을 시기엔 또 열심히 10년 넘게 일했다. 무엇인가 나를 위한 보람을 찾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능력의 한계도 느낀다. 피로가 겹친 듯... 힘에 부친다. 이번 기회에 조금 쉬고 싶다. 6월이면 외손주가 더 크니 같이 놀아주고 싶다. 

 

 벌써 여름기운이다. 주위가 모두 파랗고 힘이 있어 뵈는 좋은 계절이다. 오늘 모처럼 책상에서 밀렸던 내 마음 적어가면서 마음이 차분해진다. 


 친손주가 3학년이 되어가고 한달에 한 번은 보고 싶다. 잘 크고 강하게 서라. 아들 내외가 지방도시로 떠났던 긴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것도 고맙고, 며느리가 다시 좋은 차로 출퇴근하게 되어 안심이다. 


 그래, 걱정 마라. Money is not everything이다. 너희는 젊은날에 맘껏 행복을 누려라. 좋은 집과 새 차와 좋은 생각들이 모두 마음의 여유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단다.
 우리 이민 1세대 부모들은 한결같이 후손을 생각하며 아끼고 근검절약해 한번도 여유가 없이 이렇게 살아왔다.


 많은 물질도 결코 안 되는 그것들을 위해 뛰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정신적 유산도 너희에게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다.

 

 고향의 옛맛을 생각하며 황금싸라기 참외를 많이 사왔다. 현관문쯤에선 달고 맛있는 고국의 단맛이 풍긴다. 노랑 참외 색깔대로 우리의 여유도 샛노랗게 선명하기를 기대하면서 남편이 좋아하는 포도를 사야 한다. 


 외출을 서두르자. 내일의 Lunch bag을 위해 풍성한 과일(참외, 포도, 체리, 딸기 등)을 푸짐히 준비하자.

 

 나는 보답할 것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묵묵한 남편의 등 뒤에서 "듬직하고 믿음이 가는 우리의 큰 기둥인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가 불편한 곳이 있으면 만져주고 간절히 기도해주는 최고로 여유 있는 남편을 허락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 피커링에서 설동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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