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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크루즈 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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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호의 선수부(앞부분)

 

 

(지난 호에 이어)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을 관람하였다. 박물관의 환경은 마치 고대국가의 상징물 같았다. 궁전 입구에 들어서자 실내 안은 황금으로 치장되어 눈부시게 황홀하다.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며, 200년 동안 러시아 군주들의 여름 휴양지로 이용돼 흔히 여름궁전이라 불린다. 


 구 소련시절 한때 경제개발을 위한 외화가 부족해 소장된 예술품을 외국에 팔아먹기도 했으나, 소련 경제가 발전하자 곧 소장품을 확대하였고, 현재는 마티즈나 피카소 같은 미술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거의 비슷해 이 정도에서 밖으로 나왔다.


 관광을 마치고 배에 오르면 선상(pullmantur)의 풍경도 육지 못지않게 진풍경이다. 식사는 거의 11층에서 이루어지고 특별히 파티에 참석하려면 4층에서 행사가 이루어진다. 처음은 호기심과 화려한 의상을 뽐내고 싶은 충동에 참석하였는데, 매일같이 갈아 입어야 하는 의상이 부담스러워 빠지기도 했다.


 크루즈의 매력은 남자는 턱시도와 구두, 여자는 드레스를 입고 즐기는 정찬 레스토랑 만찬이다. 근사한 분위기에서 웨이터의 시중을 받으며 고급요리를 먹고, 각 나라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보는 것이 또한 감상하는 재미가 짭짭했다.  술은 고급 위스키를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식사를 즐길 수 있고, 간식이 생각나면 배 위에서 갓 구운 피자 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주량이 남다른 난 매일 멕시코산 ‘댓길라’ 위스키를 3~4잔은 해치워 젊은날의 힘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먹고 나서 체중조절을 위해 12층에서 춤판이 벌어진다. 수영장과 같이 있어 수영복을 입은 대로 마구잡이 춤은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다보면 브라질 카니발이 연상된다, 


 25일: 에스토니아 탈린 시가지를 구경했다. 탈린의 상징인 성 올레교회 구 시가지는 어디서나 눈에 뛴다. 첨탑 지붕이 성 올레교회, 겨울 이외는 지상에서 123미터 높이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13세기에 건설된 오래된 도시다. 올레교회는 무려 17세기 전반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는데, 지붕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탈린의 거리와 항구까지 360도 바라볼 수 있어 좋으나 고소공포증을 주의해야 한다.


 26일 스웨덴: 스톡홀름 ‘바사’ 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첫 항해에서 침몰의 비운을 맞이한 스웨덴 전함이다. 17세기 전함의 건조와 인양, 1628년 스톡홀름 항구에서 처녀항해에 나선 바사 전함은 출항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침몰하였다. 침몰된 전함은 300년이 지난 후 해양 고고학자들에 의해 인양되어 1990년 바사 박물관으로 옮겨 전시되었다.


 면대면 전시에는 선원들의 유골이 보존되어 있고, 선원들의 배 위에서의 역할과 몸 상태를 설명하는 ‘멀티미디어’ 전시도 있다. 선상 생활 전시에서는 선원들이 입던 의복과 그들이 먹던 음식도 정결하게 전시되어 있다. 인양 전함의 발견과 인양 작업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 것도 다양했다.


 이밖에 여러 유품들 볼거리가 많았으나 시간에 쫓기어 아쉽게 전시관을 빠져 나왔다. 시간이 부족하면 바사호 영화 17분을 보거나, 바사호를 둘러보는 투어 25분을 권장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은 스톡홀름 시청사를 방문했다. 박물관 안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에 관한 정보와 업적을 수상 연도별로 소개하고 있다. 2000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과 그가 옥중 사용했던 털신 및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쓴 편지가 있고, 북한의 이야기도 한 섹션에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상 100주년이 되는 2000년에 역대 81번째, 아시아인으로서는 일곱번째, 대한민국에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앞장서 서독 사민당 의원 73명이 추천한 했는데, 사유는 한국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위한 투쟁과 3단계 통일방안을 제창해 남북평화에 기여한 공로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대한민국은 국격있는 나라가 되었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으며, 특히 한반도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세계에 다시금 인식시킨 계기가 되었다. 


 28일 해상에서: 스웨덴 방문을 마치고 밤새 독일로 향했다. 바다는 제법 잔잔하다가도 어느 순간 시커먼 파고로 돌변하여 사납게 파도가 친다. 하얀 거품을 내품으며 요동칠 때면 바다 속에서 엄청난 괴물이 나타날 것만 같았다. 


 어려서 읽었던 소설 ‘백경’의 모비딕이 떠올랐다. 거대한 흰고래,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허브 선장은 오로지 모비딕에 복수 일념으로 삶의 자원을 모두 투자한다. 망망대해 파고 속에 며칠 만에 백경을 찾은 그의 눈은 복수의 빛이 이글거린다. 선원들과 같이 작살을 던지며 아우성을 치지만 그럴수록 백경은 더욱 사납게 뱃전을 강타해왔다. 


 수시간 사투 끝에 선원들은 지쳤고, 백경은 최후에 힘을 모아 배 바닥을 밀어 배가 뒤집힌다. 동시에 선원들이 물속으로 빠져든다. 수 분 후 에이허브는 밧줄에 목이 걸려 깊은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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