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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100년과 민비 시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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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이때, 청 상인의 조선 내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조중상인 수륙무역장정’을 합의하는데, 합의문 중 “이번에 정한 장정은 중국이 '속국'을 우대하는 뜻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언급이 있다. 이것이 빌미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청의 증가되는 간섭에서 탈피코자, 미국(1882), 러시아(1884)와도 조약을 맺는다. 아는 바와 같이 임오군란, 갑신정변이 청의 지원으로 진압되자 일은 조에서 청 세력의 강화를 인식하고 군비증강에 나선다.


10년 군비증강을 앞당겨 완수하고 청과 일전을 탐하고 있던 중 동학란이 일어난다. 군란과 정변에 이어 또 한번 고종은 외세에 의존해 화를 자초한다. 청이 조의 요청에 의해 3000명의 군사를 파견하자, 일은 자국민의 보호를 명분으로 1만4000명을 파견한다.  


그간 청에 밀렸던 열세를 만회하고, 차제에 만주침공의 빌미를 잡기 위함이었다. 일은 서해 풍도에서 고승호를 격침시킴으로 청일전쟁을 일으킨다. 파죽지세로 일이 평양을 거쳐 산동반도 려순을 점령한다(1895).


당시 서구는 청이 승전하리라 생각했다. 함정 수(청 87척, 일 52척), 육군병력(청 60만, 일 25만)도 청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어느 기자의 말대로 “짱꼴라 군대는 멀리서 대포 소리만 들려도 도망가고, 칼을 빼는 모습만 보아도 항복을 하는 종이호랑이” 였다.


그럼, 어째서 조선에는 강하고, 일에는 약한가? 답은 원래 짱꼴라는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약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만족했다. 일이 만주와 중국을 점령해 러시아의 남진을 막을 것이기에, 그러나 러는 곤란했다. 부동항을 향해 계속 남진해야 하는데 일이 걸림돌이 되고, 1891년 착공된 시베리아 대륙횡단 철도가 완공되기까지는 해결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일의 려순만 점령은 용인할 수 없어 ''반환하라''고 하니(러, 불, 독 3국 간섭) 일이 승복한다. 


피 흘려 점령한 요충지, 려순을 반납하는 것을 본 민비는 아시아의 강자는 러시아라 생각하고, 일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러에 의존코자 한다. 또 한번 반복되는 외세의존이다. 힘이 없으니, 때마다 외세의존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미 말한 대로, 그간의 친일내각을 친러, 친미내각으로 교체한다. 일은 칼잡이를 모으고, 1895년 10월 8일, 건청궁 민비 침소에 침입한다.


민비는 러시아 공사 웨베르의 세련된 친절, 따뜻한 배려 등 공사 부부의 개인적 친절을 곧 러 정부의 뜻이라 믿었던 듯했다(?). 그리고 조선보호국화정책에 정면 도전했던 것이다. 


친일 김홍집 내각을 친미, 친러 중심으로 교체한다. 이로서 일은 민비 제거를 결행키로 한다. 일은 천왕의 측근인 이노우에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았는지, 민비 시해 37일전에 미우라로 일 공사를 대체한다.


8일 새벽, 40여명의 자객과 함께 사건의 위장용으로 동원된 대원군과 조선 훈련대가 경복궁에 들어선 시각은 5시15분.  6시10분경 대원군을 근정전에 내려놓고, 한 무리는 왕의 거처로, 다른 무리는 건청궁으로 달려가 민비와 3명의 궁녀를 살해한다.


자객들은 궁녀와 왕태자 이척을 통해 민비의 시신을 확인한다. 완전히 죽지 않은 민비를 마당으로 끌어내어 이불을 덥고 석유를 뿌려 불을 지른다.


사건 후, 미우라 공사는 ''이는 대원군과 훈련대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일은 전연 무관하다''고 강변했으나, 일 정부는 열흘 뒤 공사 이하 자객 40여명을 소환, 재판에 회부한다. 그러나, 증거 불충분으로 전원 무혐의 처리된다.

 

 결론


이것이 누구의 말 같이 ''조선의 못난 개항'', ''바보 같은 왕과 그의 측근들''의 이야기이다. 도무지, 아침 6시부터 10시경까지 장안의 궁전에 침입한 40명의 폭도들이 왕비를 칼로 찌르고, 죽이고, 불사르는 동안 덤벼든 조선인이 한 사람도 없었다니… 옛날 이야기 하자는 게 아니다. 지금은 과연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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