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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올해의 운세
bh2000

 
차렷, 올해의 운세
 

 

 

정월 열 하루 오후 근무시간 
치매환자에게 제대로 머리 한대 얻어 맞았다

 

옆으로 잠시 고개를 돌렸을 뿐인데
둥근 과녁을 향해 날아든 신의 화살처럼 
아득한 천정 위로 보이지 않던 손 
눈에서 노란 별똥이 떨어지고  순간 휘청거렸다 

 

정신차렷. ?
잠시 방관한 사이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비틀거리던 별똥이 맞은편
희미하게 앉아있는 휠체어를 빙빙 돌린다
차렷, 정신차렷. ?
온몸으로 통증을 감지하며 순간 깨닫는다
정초 액땜치곤 가벼운 훈계라 치자
하필 나를 찾아와 한방 날린 이유가 있겠거니  

 

죽은 나무를 눕히기 위해 밤이 온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돌아서면    
비탈진 골목길이 환하게 보이고
자주 잊고 지내던 손목시계를 확인차 가방에 넣는다

 

누군가 나를 한대 쳤다는 것 
운이 좋다거나  
재수가 없다는 말을 덧붙일 수 있겠으나 
닥쳐올 내일 앞에 차렷 불호령이라니 
올해 액땜으로 애써 넘기려 한다

 

얼얼했던 통증이 조금씩 지워지니  
문득 금년 운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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