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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의 중력
bh2000

 
혀의 중력 
 

 

 

노파의 목주름이 출렁거릴 때마다
천정으로 침이 튀어 올랐다
비루한 입담이 끝나자
까닭 모를 서러움과 분노같은  것들에
혀가 찔렸는지, 잠시 멈칫하다 
붉은 카펫을 밟고 사라졌다는데
다행히 그날은 빈손으로 갔다는 후담이다 

 

노파의 입안에는 바퀴벌레들이 산다     
혓바닥 안에 우글거리던  바퀴벌레들이 쏟아지자
여기저기서  탄식 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벌레에게 물린 한 사람이 상처에 붕대를 감는다 
흘린 피가 심장에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두 손으로 가슴을  받고 있다

 

땅에 떨어진 침은 흔적을 남긴다
흘린 피가 하얗게 굳어 딱지로 남을 때
텅텅텅 뜨거운 말들이 온몸으로 허물어질 때 
어떤 상처는 너무 아파서 혀를 깨물 수밖에 없다 
돌처럼 단단한 담석이 되어 간다  
침샘 위로 벌레 한마리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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