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10 전체: 145,756 )
독감이라는 거
bh2000

 
독감이라는 거
 

 

 

내가 당신에게
좀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애써 살갑게 친절했더라면 
때늦은 후회같은 사랑처럼 

 

거두절미(去頭截尾)된 두통과  삭신의 노곤함
무심한 당신이라 원망하다 지우고 
타이레놀 몇 알에 토악질하다
지독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기침하다 깨어난 새벽녘
가래 목젖에 아프게 걸린 날은 
물 한 잔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분명, 나는 당신의 치명적인 마법에 걸렸다 

 

3월의 융융한 햇빛을 차단하고
젊은날 몸을 뒤채이며
은밀하게 아팠던 사랑앓이처럼
이번 감기는 매혹적으로 아프다 

 

실패로 끝난 연애처럼 
단순한 고통이 아닌 추억과 그리움이 박제된
그대에게 묶여 입맛 잃은 사흘을 넘겼다 
충분히 흔들리며 외롭기로 작정한 날
네게서 떠나가는 당신 마음 같아서 
떠나라 떠나거라 
나는 가까스로 기침을 참아내는 중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