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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의 입
bh2000

 
조개의 입 
 

 

 


조개국 끓이는 날이다

 

씹히는 모래를 토사 시키는데는 소금물이 제격 
하지만 소금 풀린  양푼 속 
그녀는 입을 열지 않는다
이곳은 개펄이 아니라서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앙다문 자세로

 

칼끝으로 벌려봐도  
좀체 입을 벌리지 않고  
침 한방울도 흘리지 않으니
존재의 깊숙한 곳에서
비릿한  마음이 풀릴 때까지
그녀는 굳게 입을 닫았다

 

누가 날 욕하고 다니나? 그게 싫어 
소금기의 감정에 점차 내밀해지는 그녀
발설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갈망을 만지작거리며
어느날의 조개는 사뭇 과묵하다 

 

짠물의 시간을 뒤척이는 동안 
말간 국물을 위하여
자글거리는 토사물을 뱉어내야 하는 걸
다 이해한다는 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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