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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생각
bh2000

 
명태의 생각 
 

 

 

바람 부는 날 
노끈에 매달린 명태 몇 마리
젖은 몸을 말리고 있다

 

자맥질하던 수초 속 
내달리던  꼬리며 붉은 내장들  다 내어주고 
바람에 저항하듯 
환한 비린내  풍기며 
이따금씩 흔들리는데

 


그물에 걸려 뭍으로 잡혀온 날  
자책감으로 가만 지느러미 꼼지락거려도
더는 헤엄 칠 수 없는 물고기
바다로 돌아갈 수 없는  물무늬가  되었건만 

 

동해 흰 파도를 가르며 
깊고 푸른  물길 잘 아는 물고기로 남아
그물에 걸리는 법 없이     
바람앞에 저리 흔들리지 않았을텐데
자조 섞인 넋두리가 들리는 듯 
물구나무 선  명태에게 
나를 먼저 들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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