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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자화상
bh2000

  
노란 자화상 
 

 

 

뜰에 잡풀을 뽑다
유독 힘에 부치는 건
민들레 뿌리째 뽑는 일이다
용을 써서 잡아 당기는 순간
뚝 끊어지고 마는 

 

징허게 마음 먹은 모양이다
노란 들판, 내줄 수 없다고  
결의에 흰거품이 묻어난다
버틴 비명들이 흙장갑에 들러 붙었다
척박한 땅에 꽃을 피우고
그 홀씨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 
땅속 길을 따라 견뎌왔을 구황의 세월 

 

뽑히지 않으려고 
흙 붙잡은 잔뿌리 생각하니  
씨방 하나 머리에 이고 건너온 이민자 같아 
그 앞에 숙연해진다
호미든 손이 민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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